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9일 밤 당선이 확실해지자,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민주당사 앞에 모여 있던 당 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19일 실시된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당선됐다.

노 당선자는 99.8%가 개표된 20일 0시30분 현재 1198만9562표(48.9%)를 얻어 1141만3782표(46.6%)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57만여표차로 앞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노 당선자는 1988년 13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한 이래 14년만에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민주당 후보를 따냈으며,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의 후보단일화를 거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

노 당선자는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이날 밤 10시30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저를 지지한 분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반대한 분들까지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으로서, 심부름꾼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앞으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도록 언제든지 대화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것”이라며 “마음을 열고 국민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20일 오전9시 중앙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등 향후 당선자로서의 정국 구상과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오후 6시30분쯤부터 시작된 개표는 초반 한때 이회창 후보가 앞서나갔으나 35% 개표가 끝난 밤 8시40분부터 역전되기 시작, 이후 노 후보가 계속 앞서나가 승리했다. 노 당선자는 16개 시·도 중 영남권과 강원도를 제외한 10개 시·도에서 한나라당 이 후보를 앞섰다. 개표 결과, 1997년 15대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표의 동서(東西) 현상이 뚜렷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사회당 김영규(金榮圭), 호국당 김길수(金吉洙) 후보는 각각 3.9%, 0.3%, 0.1%, 0.2%를 얻었다.
이날 투표율은 역대 대선 중 최저치인 70.8%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