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동작을 바탕으로 한 타이치 운동은 기본 6가지와 복합 6가지 동작 중 중복 동작을 빼면 10가지 동작이 기본.이 동작을 순서에 따라 한 방향으로하는데는 2분정도 걸리며,방향을 바꿔가며 계속 반복한다.


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타이치' 운동을 아십니까? 무릎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흔히 수영이 권장된다. 물의 부력으로 무릎에 중력 부담을
덜 가게 하면서 무릎 주변 근육의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영은 매번 수영장을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관절염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좀 더 실용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찾게 됐다. 그렇게 나온 것이 '타이치' 운동이다.

'타이치'는 전통 무예인 태극권과 흡사한 중국 무술 동작으로, 호주의
중국계 의사 폴 램이 관절염 치료 운동법으로 개발, 보급되기 시작했다.
느리면서 빠른, 강하면서 부드러운 동작을 반복하면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을 막고, 자연스레 근육의 힘을 키울 수 있다는 원리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 한양대의대 류머티즘병원 대회의실에는 30여명의
관절염 환자들이 강사의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타이치 운동을
배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전순옥(51·여)씨는 "한 달에 1번씩 배우고 집에 가서 매일 틈틈히 하고
있다"며 "타이치 운동을 하고 나면 손가락·무릎 관절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관절통도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타이치 운동 보급에 나선 이 병원 류머티즘 내과 배상철 교수는
"태극권 동작 중 환자들에게 알맞은 것을 만들어 가르치고 있다"며
"퇴행성과 류머티즘 관절염 모두에 적용한 결과 혈중 엔돌핀 증가로
통증 개선 등의 효과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배 교수팀은 관절염 환자 38명에게 12주간 타이치 운동을 시키고, 병세가
비슷한 다른 환자 34명에게는 이 운동을 시키지 않은 후, 그 결과를 비교
조사했다. 관절통 정도를 0~20점으로 점수화했을 때, 비(非)운동 그룹의
통증 점수는 평균 9.5점인 반면, 타이치 운동 그룹은 5.2점으로 현저히
낮아졌다. 관절의 뻣뻣함(0~8점)도 비운동 그룹은 2.80인 반면, 운동
그룹은 2.58로 낮았다. 그 외 신체 균형감각과 복근력이 뚜렷이
향상됐다.

배 교수는 "흔히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을 아끼려고 아예 운동을 안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며 "운동을 안 하면 관절
주위 근육·뼈·연골이 더 약해져 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타이치
운동처럼 관절 부담이 적고 통증을 느끼지 않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타이치 운동 어떻게 하나

6가지 기본동작과 6가지 복합동작 등 총 12가지 동작으로 이뤄졌다.
기본동작은 숨을 들이쉬면서 양팔을 들어 올리는 '시작하는 동작',
양손을 어깨 너비만큼 벌리는 '양손 열고 닫기 동작', 양팔로 일자를
그리듯이 동시에 밖으로 벌리는 '한 획 긋기 동작', '구름 속에서
양손 수평으로 움직이기 동작', 다시 '양손 열고 닫기 동작',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손을 내리고 무릎을 펴는 '끝내기 동작' 등이
어우러진다.

복합동작은 '무릎 쓸고 악기 연주하기', 몸무게를 앞으로 실은 채
'슬쩍 피하면서 주먹으로 치기', 몸무게를 뒤로 옮기면서
'방어하기', 양손바닥을 앞으로 향하는 '산 밀기' 동작 등으로
구성됐다.

'타이치' 운동 대상은 경도와 중등도의 관절염 환자에게 해당된다.
이미 관절 손상이 심한 중증의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주로
약물치료로 관절염이 어느 정도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게 적용한다.

교육 강사인 간호사 장인옥씨는 "이 운동을 최소한 1주일에 3번, 한번에
20분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다"며 "환자의 정서상태도 안정시키고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손쉽게 할 수 있어 수영보다 훨씬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류머티즘 병원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타이치 운동법 무료강좌를 연다.

(이한비 인턴기자(이화여대 의학과 3년) hanbeele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