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18의 국내 최장신 농구선수인 하승진(삼일상고)이 14일 제주 전국체전에서 상산전자공고 선수들을 앞에 두고 골밑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하승진의 키가 워낙 커 상대 선수들의 머리가 어깨에도 못 미친다./제주=<a href=mailto:deer@sportschosun.com>최문영기자 <

2m18. 수원 삼일상고(경기)의 ‘꺽다리’ 센터 하승진(17·2년)은 정말 키가 컸다. 1m80을 넘는 다른 선수들은 그의 곁에 서는 순간 어깨에도 미치지 못하는 ‘꼬마’로 변했다. 상대 선수들은 그를 마주할 때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승진은 ‘국보급 센터’인 서장훈(2m7), 김주성(2m5)보다 10㎝ 이상 큰 키를 자랑하는 국내 농구의 역대 최장신 선수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자라고 있다.

하승진은 14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육대회 남고부 농구 준결승전에서 상산전자공고(경북)를 상대로 15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100대85의 승리를 이끌었다. 하승진은 이날 경기에서 고비마다 덩크슛을 터뜨리며 상산전자공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발끝만 살짝 들어도 덩크가 되는 그의 고공 플레이에 상대는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1일 강호 휘문고와의 첫 경기에서는 풀 타임 출장, 22점 14리바운드에 슛블록과 덩크슛을 선보이며 ‘사실상의 결승전’을 90대83의 승리로 장식했었다. 이날 승리로 연승 횟수를 ‘20’으로 늘린 삼일상고는 15일 김해 가야고(경남)와 결승전을 치른다.

하승진이 농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명지중 1학년 때. 1m80을 훌쩍 넘는 키가 눈에 띄어 농구를 시작했으나 왼쪽 대퇴부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2년간 코트를 떠나야 했다. 지난해 삼일상고에 입학해 팀에 2차례 우승컵을 안기더니, 올해엔 협회장기를 시작으로 대통령배, 종별선수권을 석권하며 한국 농구의 ‘차세대 대들보’로 우뚝 섰다.

하승진의 아버지는 농구선수 출신인 하동기(44)씨. 그 역시 2m2의 장신이다. 2m1인 누나 은주씨는 일본의 농구명문 오카여고를 졸업하고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아들의 350㎜ ‘왕발’에 맞는 농구화를 구하기 위해 호주를 오가던 동기씨는 지금도 학교 버스에 무릎도 펴지 못하고 쪼그려 앉는 아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이젠 아들에게 직접 주3회 특수 체력훈련을 시키며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다.

/ 제주=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