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추석 명절 음식에 질린
'혀'에 색다른 '맛'을 공급해 보자. 음식 전문 사이트
'메뉴판닷컴(www.menupan.com)' 동호회인 '추천맛동' 회원들이 이
임무를 위해 출동했다.
이들은 싼 값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맛집만을 찾아다닌다. 3998명의
회원 중 70%가 20대 중반∼30대 초반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정기모임뿐 아니라, 수시로 열리는 '번개' 모임이 맛집 '탐사'
기회다. 올해 5월부터 분위기·맛·서비스 등 분야를 나눠 5단계로
점수를 매기는 평가지를 만들어 객관적으로 맛집을 선정하고 있다.
'추천맛동' 공인 맛집은 2곳. 압구정동·양재동·홍대 앞에 있는
'라리에또' (545-7949)는 이탈리아 음식 체인점. 조영민(曺永珉)씨는
"내부를 이탈리아의 한 가정을 방문한 것과 같이 꾸며놨다"며 "크림
스파게티도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굴 크림
스파게티(1만900원) 등 스파게티가 8000∼1만원대.
대학로 '기조암 스테이크' (764-6464)는 올해 3월 정기모임을 했던
곳. 달궈진 돌과 스테이크용 고기, 채소, 버섯 등이 따로 나와 손님이
스스로 익혀 먹을 수 있다. 안대환(安大煥)씨는 "고기 질도 좋았고,
입맛에 맞게 직접 조리할 수 있어 인기였다"고 말했다. 안심스테이크
1인분에 2만8000원.
이 밖에도 정기모임과 '번개'를 통해 검증된 맛집이 여럿 있다.
신촌에선 '완차이' '아저씨네 낙지찜' '찬품단자'를 꼽았다.
'완차이' (392-0302)는 '아주 매운 홍콩 홍합·조개'(2만원) 등
홍콩식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김형남(金亨男)씨는
"굴짬뽕(5000원)은 해물이 많이 들어갔을 뿐 아니라 매콤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아저씨네 낙지찜' (323-6665)은 남자끼리
가면 입장을 불허하는 곳. 술도 1인당 한 병씩만 판다. 메뉴는
'낙지찜'(2만5000원) 한 가지. 김은형(金垠亨)씨는 "여성에게만 예쁜
색깔의 칵테일을 주는 등 손님이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찬품단자' (336-0801)는 매콤한 갈비찜 전문으로 가정집을 개조해서
음식점으로 만들어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남자 3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 3만5000원.
암사동 '동신떡갈비' (481-8892)는 가격에 비해 양이 많아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1인분 1만5000원. 떡갈비를 먹고 난 후엔
김치말이 국수로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이태원 '바다식당' (795-1317)은 실내 포장마차 같은 분위기지만,
부대찌개의 원조 격인 존슨탕(3인분 1만7000원)과 돼지갈비 바비큐(1인분
9000원), 소고기 소시지(한 접시 1만6000원) 등 양식을 파는 이색적인
식당이다.
'추천맛동'을 운영하는 최영준(崔榮埈)씨는 "게시판에 맛집에 대한
글을 올리면 활발하게 답글이 올라와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음식을 매개로 한 회원 간의 돈독한 유대관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27일에는 강남역 인근 터키음식점
'파샤' (593-8484)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