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개발한 AK47 소총이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 많은 불행을 초래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했던 AK47 자동소총을 개발해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고 있는 미하일 티모페비치 칼라시니코프(82)는 26일
구(舊)동독 지역인 슐에서 가진 AK47 전시회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칼라시니코프는 "한때 나의 가슴은 AK47을 능가하는 총이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지금은 AK47이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 수많은 고통을 초래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 시절 독일군에 비해 열악한 무기를 보유한 구 소련군을 위해
AK47 자동소총을 개발했다며 "결코 보병대가 사용하는 무기의 변혁을
위해 AK47을 개발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
공화국의 농가에서 태어난 칼라시니코프는 지난 1941년 6월 탱크
정비공으로 징집되면서 AK47 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탱크부대 하사관으로 복무하던 중 나치와의 교전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고 6개월 동안 요양을 하면서도 자동소총 개발에 골몰했다. 그는
"자동소총을 보유한 나치 병사들에게 맞서고 있는 구소련군이 조악한
소총만 휴대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에 AK47 개발을 구상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상 중이던 41년 AK47 자동소총의 첫 견본을 보인 데 이어
다음해인 42년 두 번째 견본을 개발했으며 그 후 4년에 걸쳐 AK47
자동소총을 완성했다. AK47 자동소총은 현재까지 7000여만정이 제작,
보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슐(독일)= DPA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