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연못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엄청난 비즈니스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골프 공 전문 다이버'.
'골프 공 전문 다이버'란 미국 전역의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물에
빠뜨리는 공을 전문적으로 모아 골프장과 골프 연습장 또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들에게 팔아서 돈을 버는 직업을 말한다.
이들의 수입은 짭짤하다. 1년 동안 주 5일씩 근무하면 연 5만달러를 벌
수 있고, 연간 골프 공을 100만개 정도 주으면 7만달러까지도 벌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들 다이버들은 골프장과 독점 계약을 맺는 대신 개당
일정 금액을 상납해야 한다.
미국에서 골퍼들이 잃는 공은 연간 3억개 정도로 추산되며, 미국 골프
소매업 협회는 중고 골프공 시장 규모를 연간 2억달러(2400억원 상당)로
본다.
뉴욕타임스(NYT)는 "회수된 공은 새 공의 시중가, 색이 바랜 정도와
흠이 난 정도 등에 따라 12개 등급으로 나눠져, 골프 프로숍, 할인점,
연습장으로 공급된다"면서 "아주 깨끗한 것은 개당 2달러, 골퍼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타이틀리스트 프로 V1(소매가 5달러)은 3달러까지도
받는다"고 전했다. 연습장으로 대량으로 넘기는 공은 개당 10센트
이하에 거래된다.
하지만 공 줍기도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 일대 골프장에서
일하는 지미 란츠(Lantz)와 그레그 시웩(Siwek)은 하루 평균 8시간씩
교대로 일하고 각각 1만개의 공을 건지지만, "느닷없이 나타나는 악어와
싸워야 하고, 익사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길이 넘는
연못 속에서 1000개가 넘는 골프공이 든 가방을 끌면서 잠수복과
산소통까지 메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金載澔특파원 jae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