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중 대한민국과 온 세계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길거리
응원단들은 'Be the Reds'라는 글자가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바로 이 'Be the Reds' 라는 글자를 디자인한 박영철(40)씨가 뒤늦게
유명세를 치루고 있다. 디자이너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의류·문구·음료
등 각종 업체에서 저작권 계약을 맺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잇따르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4월 붉은 악마 대행사로부터 도안을 의뢰받을 때는
이렇게까지 알려질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의 조그만 기획및
출판사인 네오니아 대표인 박씨는 직감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2002개의 노루털로 된 붓을 직접 만들어
역동적인 글씨를 써 냈다. 또 Reds의 R자는 12번째 선수인 응원단을
표현하기 위해 숫자 12를 형상화하는 등 한달동안 매달렸다고 한다.
경쟁업체들의 디자인을 제치고 박씨의 작품이 선택됐지만 지금까지
이것으로 얻은 수입은 200만원의 시안료(試案料)가 전부이다.
최근 미술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도 인정받은 박씨는 "복제되거나
도용된 사례에 대한 조사를 거쳐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