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열린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한 ‘코리아 꽃차 퍼레이드 2002 ’행사에서 꽃마차와 대형축구공,각국 국기 등으로 구성된 행렬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a href=mailto:rainman@chosun.com>/채승우기자 <

'21세기 첫 월드컵'의 막이 오른 31일, 온 국민의 눈과 귀는
프랑스―세네갈 개막전 현장인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쏠렸다.

전국이 '축제의 하루'를 만끽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 주변은 이날
오후 10만여명의 내·외국인들이 몰려들어 나라와 인종을 넘어 한 데
어울렸다. 전국 각지의 국민들도 도심 광장과 음식점 등지의 대형
전광판과 TV 등을 통해 역사적인 개막전을 지켜봤다.

○…개막전이 열린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은 이날 오전부터 일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오후 들어서는 인파가
급격히 늘어나 관람객 입장이 시작된 오후 4시쯤에는 10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차량 운행이 금지된 경기장 반경 2㎞ 구간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경기장
주변 잔디밭과 인근 공원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과 갖가지 피부색의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들은 형형색색의 보디페인팅,
국기·상징물이 새겨진 '페이스 페인팅'을 한 채 한껏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형 전광판이 있는 월드컵 플라자 주변에서는 프랑스·세네갈
응원단들이 장외 응원전을 펼쳤다. 프랑스팀을 상징하는 푸른 티셔츠에
프랑스 국기를 몸에 두른 프랑스 응원단은 응원 구호인 '알레, 레
블뢰!'(가자, 푸른색이여)를 외쳤고, 세네갈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아프리카인들과 내국인 '세네갈 서포터스'는 '알레(힘내라)! 르
세네갈'로 응수했다. 미국인 호세(41)씨는 "표가 없어 경기는 직접 못
보지만 역사적 현장에 와 있는 것 만으로도 흥분된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장 밖의 전국도 월드컵 개막전의 열기에 휩싸였다. 대형
전광판이 자리잡은 서울 광화문 일대와 강남 코엑스몰·대학로,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울산 문수축구장 옆 호반광장 등지에는
수백~수천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어 개막전을 감상했다.

또 직장인들은 음식점과 호프집 등에 마련된 대형 TV 앞에서 회식 겸
경기관람을 하기도 했으며, 일찌감치 경기를 보기 위해 귀가한
직장인들도 많아 전국의 거리가 한산했다.

개막전에 맞춰 전국에서 콘서트·불꽃놀이·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졌다. 울산역 광장에서는 이날 오후 300여명의 퍼레이드 공연팀이
모여 트레일러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무대에서 브라질과 터키 민속공연
등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