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100회를 맞는 경인방송 ‘리얼스토리 실제상황 ’에서 범인 체포과정을 재연하고 있다.


범죄 재연 프로그램은 자칫 선정성 시비에 얽힐 수 있는 민감한
작업이다. 극화(劇化) 과정에서 자칫 재미를 위해 범죄 혐의를
부풀리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그래서 방송국들도
여간해선 그렇게 민감한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내놓기 주저한다.

경인방송(iTV)의 '리얼스토리 실제 상황'은 그런 가시밭길과 함정을
잘도 헤쳐온 프로그램이다. 2000년 6월 25일 첫 방송을 내보낸 뒤, 단연
iTV의 '대표 프로그램' 노릇을 해왔다. 이 '리얼스토리'가 21일
100회를 맞는다.

늘 자잘한 잘못을 저질러 파출소에서 훈방받다가 만 14세가 지난 어느날
'전과자'가 돼버린 소년 이야기, 범칙금 납부로 끝날 수 있었던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 가해자의 고통, 아들을 구하려고 아들의
마약 복용을 신고한 어머니 이야기…. 제작진의 6㎜ 카메라는 경찰과
함께 범죄와 체포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한 화면을 잡아낸다.

이 프로그램은 1997년 10월 iTV 창사와 함께 시작된 '경찰 24시'와
맞물려 제작된다. 매주 월요일 밤 '경찰 24시'에서 방영된 범죄
다큐멘터리를 자료 삼아 재연드라마를 찍어 만든 '다큐 드라마'가
'리얼 스토리'다.

연출자 김역균 PD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주제를 위해
사실을 조작하고 싶은 유혹을 끊임없이 받게 된다"면서 "그러나 내용이
조금 밋밋해지더라도 철저히 사실에 근거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밤 10시50분에 방영될 100회 특집 주제는 '3인조 강도단을
잡아라'. 지난 1~2월 전국을 돌아다니며 납치·살인극을 벌인 3인조
강도단이 CCTV에 잡힌 얼굴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