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 축구 ’홍보를 위해 내한한 홍콩 코미디 스타 주성치가 쿵푸 포즈를 취했다.올해 마흔이지만,20대처럼 날렵한 모습이다.<a href=mailto:leedh@chosun.com>/이덕훈기자 <

홍콩이 낳은 ‘코미디 황제’ 주성치가 서울을 찾았다.

각본·주연·감독·편집을 도맡은 '소림축구' 5월 개봉을 앞두고다.
늙고 퇴락한 무술인들이 축구팀을 만들어 대회에 출전한다는 무협
코미디로, 주성치는 축구팀 주전 '무쇠 다리' 씽씽으로 출연, 특유의
엉뚱하고 황당한 유머로 폭소를 자아낸다. 지난해 홍콩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고, 지난 주 홍콩 금상장 영화상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23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주성치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 덥수룩한
헤어스타일과 수수한 차림새이었다. 동석한 여주인공 조미와 계속 '치고
박고' 산만하게 장난을 치다가도, 영화 얘기가 나오면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영화 속 씽씽의 모습과 평소 모습이 똑같은데.

"같은 사람이니까.(웃음) 옛날에는 외모에 신경도 썼는데 소용이 없어서
포기했다."

―어느덧 나이가 마흔이 다 됐는데, 액션 연기가 힘들진 않은가?

"액션이 많긴 하지만 고난도가 아니라 혼자 다 했다. 무공은 어렸을
때부터 배웠고, 요즘도 하루 한 두시간씩 연습을 한다. 특히
'소림축구' 촬영을 앞두고 1년간 체력 단련을 많이 했다. (그는 첫
장면에서 다리를 수평으로 벌리고 앉아 있는 자세가 실제 동작이냐는
질문에, "한번 해볼까요?"하며 다리를 번쩍 들어올렸다.)

주성치는 영화 속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만화적 ‘무협 축구 ’를 선보인다.조선일보 독자들의 웃음과 행복을 기원한다며 공연한 조미와 사인을 남겼다.

―축구는 원래 좋아하나?

"축구는 사실 못 한다. 하지만, 무술 영화에 축구를 접목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10년 전부터 해왔다. 그때는 불가능했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해서 실감나게 만들 수 있었다."

―이소룡의 열렬한 숭배자로 알려져 있는데, 정통 액션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이소룡 영화를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느꼈고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지금도 이소룡의 스타일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에겐 나 나름의 방식과 스타일이 있다. 내 영화는 코미디지만, 감동과
애환도 있다. 희극과 정극의 분리가 모호하다는 점, 그게 주성치식
유머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재미있는 표정이나
행동을 보면 '다시 해보라'고 한다. 주변 일들을 남들보다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다른 영화도 많이 보는가?

"요즘 한국 영화를 많이 본다. '쉬리', '엽기적인 그녀', '조폭
마누라', '신라의 달밤'…. '반칙왕'은 홍콩 개봉 때 송강호 역
목소리 더빙을 내가 했다. 한국 영화는 속도도 빠르고 소재도 다양하고
아이디어도 신선하다. 한국 영화를 보면 한국인들의 마음(heart)과
투지가 느껴진다.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한국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거다. '엽기적인 그녀'를 봤을 땐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냈을까'하는 생각에 울고 싶을 정도였다. 특히 전지현을
아주 좋아한다. 연기를 너무 잘 한다. "

―나이가 들어서 액션을 못 하게 될 경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감독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을까. 요즘 카메라 앞에 서는 것보다 뒤에
서는 것이 더 흥미있다."

평소 모습도 영화 속처럼 유머러스한 성격일까. 옆에 앉아 있던 조미는
"일할 땐 재미 하나도 없다"고 대신 답했다. 그러나 평소에는 장난기가
넘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