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지 않으면 온라인 만화가 아니다?”
온라인 만화시장의 영토를 성인만화가 빠른 속도로 점령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라이코스의 "즐겁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니다"라는
카피처럼, 최근 문을 열고 있는 만화사이트를 찾아 보면 "성인 만화가
아니면 독자를 끌 수 없다"는 신념이 신앙으로 발전한 듯 하다.
라이코스, 야후, 다음, 네이버, 코리아닷컴, 신비로, 하이텔, 천리안,
하나넷, 프리챌 등 기존 포털이나 커뮤니티 사이트 대부분도 성인만화
콘텐츠들을 집중 서비스하고 있다. 또 엑스마나(xmana.net),
제이제이성인만화(jjcomic.co.kr), 엑스타임즈(xtimes.co.kr),
망가짱(mangazzang.com) 등 일본 성인만화를 연재하는 사이트들도
급증했다.
온라인 성인만화가 붐을 이루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물론 "돈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N4, 코믹스투데이, 코믹플러스, 이코믹스 등
성인만화보다는 일반 청소년용 만화로 시작했던 만화 사이트 들이 대부분
수익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자구책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 '코믹스
투데이'의 사례는 그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료로 서비스할 때
60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던 이 사이트는 지난해 유료로 사이트를
전환하자 58만8000명이 떨어져 나갔다. 물론 그 숫자의 대부분은 청소년
독자였다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성인만화'를 보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이다. 성인들이 '야한 만화'를 직접 사거나 빌려보기에는
장소도 제한되어 있고 판매자나 대여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피곤함'을
감수해야 한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성인만화가 계속 실패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인터넷에서 돈이 되는 상품은
'성인물'밖에 없다"는 인식이 만화시장에도 그대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만화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비용이 저렴하다는게 정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성인만화 시장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독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어설픈 보여주기를 강조하는 단순
성애물 사이트를 외면하고, 나름대로 일관된 스토리와 재미를 갖춘
사이트들을 찾기 시작한 것. 11일 문을 연 '코믹일구'(comic19.com)는
창작 연재만화 10편과 이상세의 '난', 허영만의 '살라망드르',
오프라인의 인기만화였던 '도시정벌' 등을 서비스하면서 그 새로운
흐름을 탔다. 이재식 대표는 "단순 성애물의 경우 독자들이 다시 그
사이트를 찾는 '재가입률'이 형편 없이 떨어진다"면서 "다음
연재분을 기다리게 하는 극화풍의 장편 만화가 없다면 '성인만화' 붐도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