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케네디 스코어'가 있다면 축구에는 '펠레 스코어'가 있다.
'케네디 스코어'는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의미한다. 이는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케네디가 TV토론회 중 "야구에서 어떤 스코어가
가장 볼만한 경기인가"라는 질문에 "8대7"이라고 답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쫓고 쫓기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점수가 8대7이라는 것이다.
'펠레 스코어'는 축구 점수의 대명사로 3대2를 말한다. 불세출의 스타
펠레가 "축구는 한 골 차 승부가 가장 재미있다"며 "그중 3대2
스코어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4대3
등 골은 많이 나올수록 좋지만 18분 간격으로 한 골씩 터질 때 관중들은
가장 흥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역대 명승부들도 이를 말해주고 있다. 특히 마라도나가 이끈
아르헨티나가 현 대표팀 감독인 루디 ?러가 버틴 독일(당시 서독)을
3대2로 꺾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결승전은 '펠레 스코어' 중 백미로
꼽힌다.
한국 팬들의 뇌리에도 이 숫자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국은 86
멕시코대회 1라운드 이탈리아전에서 최순호의 중거리슛 등 2골을 넣으며
선전했으나 3대2로 패했다. 94 미국대회 1라운드 독일전에서는 3골을
먼저 내준 뒤 막판 2골을 몰아치며 추격,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한국에서는 한때 5대0을 가리키는 '히딩크 스코어'가
유행했다. 대표팀이 지난해 프랑스에 이어 체코에도 이 점수로 내리 지는
바람에 생겼다.
●최다 출전 한국선수
홍명보. 1990·1994·1998 월드컵 등 3개 대회 예선 9경기 모두 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