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박찬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부상자 명단(Disabled List)이 오르는 것이 확정되자 "하늘의 뜻인 것 같다"며 그동안 어두웠던 모습을 툭툭 털어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아직 거동이 불편할 정도다.

-좀더 자세히 밝혀 달라.

▶오른쪽 허벅지 뒤쪽에 통증이 있다. 많이 움직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낀다. DL에 오르게 됐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항상 몸이 안 좋을때도 그냥 하다가 80%, 때론 50% 밖에 못 보여준 경험이 있다. 이제 항상 좋은 컨디션을 100%를 유지하는 것이 팀에게도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배워야겠다. 운도 없고 안타깝지만 받아들이겠다.

-제도적으로는 오는 18일 복귀가 가능한데.

▶다친 곳이 굉장히 예민한 부위라고 들었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개막전 때 마운드에 올라갔는데 부상만 악화시킨 셈이었다. 조심해서 완치된 후 복귀하겠다. 다시 또 아파서 못던지는 일이 생기면 안 되지 않는가. MRI를 찍었으니까 내일(6일) 코칭스태프와 주치의를 만나 결정할 것이다.

-개막전에는 완전히 괜찮아서 등판한 것이었나.

▶사실 경기전 불펜 피칭 때부터 통증이 오기 시작했었다.

-첫 DL이라 아쉬울텐데.

▶어쨋든 부상 당하면 아쉽기 마련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아이싱을 하고 전기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할 것이다. 그러나 전력 투구가 아니더라도 평지에서는 계속 공을 던져 팔 컨디션을 유지할 것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항상 같이 하려는 마음으로 욕심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배울 것도 많고,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겠다. 시즌초에 부상해 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아메리칸리그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자신감을 갖고 돌아오겠다. 안타깝지만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 오클랜드(미국 캘리포니아주)=스포츠조선 민훈기 특파원 mink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