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으면, 콧물을 닦기 위한 손수건도 함께 달았던 일이 생각난다. 이 말은? 답은 '名札'인데….

자는 캄캄한 저녁[夕]에 상대방에게 자기가 누구임을 밝히기 위해서 입[口]으로 말해야 하는 것, 즉 '이름'이 본뜻이다. 그렇다면 '암호'가 이름의 기원이었던 셈이다. 후에 '이름나다'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자는 종이가 일반화되기 전 아득한 옛날에, 글을 쓰려고 다듬어 놓은 얇고 작은 '나무 패'를 뜻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었으니 '나무 목'(木)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乙(새 을)이 발음요소로 쓰인 것이었음은 뺄 찰도 마찬가지다. 후에 '표' '편지'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名札은 '이름표'를 뜻한다. 그런데 유명해진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란다. '이름나기를 좋아하는 자에겐 원한도 많아지게 마련이고, 주기를 좋아하는 이에겐 취하는 것도 많아지게 마련이다'(喜名者必多怨, 好與者必多取-韓氏外傳).

▶ 다음은 '雌雄'

[(전광진·성균관대 중문과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