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기록은 내가 깨겠다.”
남자 테니스 최고 인기인 앤드리 애거시(32)가 자신의 아내인 슈테피 그라프(33)가 갖고 있는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거시는 1일 미 플로리다주 키 비스케인에서 벌어진 나스닥 100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스위스의 신예 로저 페더러(21)를 3대1(6―3,6―3,3―6,6―4)로 제압했다. 이로써 애거시는 지난 90년과 95·96·2001년에 이어 이 대회 다섯 번째 정상에 올랐다.
역대 이 대회 최다 우승자는 5차례 정상에 올랐던 자신의 아내 슈테피 그라프. 애거시는 이 대회에서 한 번만 더 우승하면 아내를 밀어내고 ‘터줏대감’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99년 은퇴한 아내와 동률을 이룬 애거시는 “아내는 이미 은퇴했기 때문에 더이상 타이틀을 보태지 못하는 처지”라면서 “내년에도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말해 ‘기록 경신’의 의지를 불태웠다. 애거시는 “(기록을 깰 경우) 가정에서의 나의 위치도 크게 격상될 것”이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애거시는 이번 결승전 승리로 통산 700승 고지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지금까지 700승 고지에 오른 남자 선수는 애거시를 포함해 9명뿐이다./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