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극 전개로 비난에 휩싸인 KBS 2TV 드라마 ‘겨울연가 ’.다음주 종영을 앞두고 아직도 결말을 결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 하고 있다.

애틋한 첫사랑을 키워가는 준상과 유진이 이복남매… 알고보니 오해…. 다음은 주인공의 죽음? 계산된 극적 반전일까, 아니면 어떻게 마무리할 지 몰라서 갈팡질팡 하는 걸까? 숱한 화제를 만들며 인기를 끌어온 KBS 2TV 드라마 ‘겨울연가’(작가 윤은경 김은희·연출 윤석호)가 드라마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흔들리고 있다.

20부작인 이 드라마는 17회째가 방영된 11일에 주인공 준상(배용준)과 유진(최지우)이 이복남매라는 내용을 방영했다. 준상이 이 사실을 알고도 “하나님, 용서하세요”라며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는 게 마지막 장면. 12일에는 상혁의 아버지 진우를 통해 준상이 상혁과 이복형제라는 것을 암시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시청률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한창 때 25%를 웃돌던 ‘겨울연가’ 시청률은 11일에는 19.2%로 뚝 떨어졌고, 대신 경쟁 프로그램인 SBS ‘여인천하’가 오랜만에 30.0%로 뛰어올랐다.

11일 밤 이후 이틀 동안 드라마 홈페이지에 오른 1만여건 의견들도 “한계가 온 것 같다” “정말 실망” 등 비난이 많았다. 시청자들은 “단순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한계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스토리를 그때 그때 되는대로 때우는 것 같다” “이복남매 아니면 이복형제, 진부하다”고 꼬집었다.

‘겨울연가’ 제작진은 12일 “두 사람이 이복남매라는 것은 시청자를 속이려고 일부러 만든 트릭이라 등장인물들마저도 착각하고 있는 셈”이라며 “사실은 준상과 상혁이 이복형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또한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의문이다. 벌써 인터넷에는 “혹시 이러다가 다시 남매가 아니라고 뒤집으면 정말 유치한 시청자 우롱”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게 올랐다. 게다가 준상이 유진을 여동생으로 생각하면서도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보고 혀를 내두른 시청자들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지금까지 그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애틋한 감정으로 봤지만, 이복남매라고 하니 서로의 눈빛과 포옹에서 찝찝함과 불쾌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겨울연가를 1회도 빼놓지 않고 다 본 팬”이라는 직장인 심선정(여·30)씨는 “처음에 보여졌던 슬픔과 애틋함은 다 없어지고, 말도 안되는 장치를 끌어들이니 구성만 엉성해졌다”고 말했다.

윤석호(45) PD는 드라마 초기에 “상혁의 이복형제인 준상이 숨지는 결말로 예정돼 있었지만, 주인공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것은 ‘가을동화’와 너무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아서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종영 2회를 앞두고도 “아직 결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고민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