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료 장편소설 ‘연금술사’
한겨울 추위를 단숨에 녹여줄 소설 한 편을 독자들께 권해 드린다.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가 쓴
「연금술사」(Alchemist·문학동네 출판사) 속에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이국적 풍광, 뜨거운 열사의 고독, 야자수 그늘 시원한 오아시스의
낭만이 작가 특유의 마술적 언어로 잘 담금질되어 있다.
이 소설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가 어느 날
내면의 소리에 귀를 열고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영혼의 순례를 그리고
있다. 고난과 모험에 찬 소년의 여정은 「영혼의 연금술」에 비유될 만
하다. 영적 시련과 고난 끝에 얻은 지고한 가치의 획득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꿈 속에서 이집트 피라미드로 가서 숨겨진 보물을 찾으라는
계시를 받는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늙은 왕」의 권유를
따라 아프리카로 건너간 소년 산티아고. 그는 피라미드로 가는 여정에서
도둑, 크리스탈 상점 주인, 낙타몰이꾼, 영국인 학자, 사막의 여인
파티마를 차례로 만난다. 이들은 산티아고를 꿈으로 이끄는 영혼의
메신저들이다.
그리고 소년은 마침내 사막의 깊은 침묵, 죽음의 위협과 대면한다.
사막은 그가 피라미드에 이르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련이었다.
그 곳에서 그는 사랑과 영혼의 연금술을 배운다. 연금술이란 무엇인가.
어떤 금속을 오래 가열하면 금속 특유의 물질적 특성은 사라지고
「만물의 정기」(Soul of the World) 만이 남는다. 작가에 따르면, 이
물질은 모든 사물들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언어이며, 이 언어를
통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사람들은 믿어
왔다.
작가는 소년을 통해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연금술』이라고 일러준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익숙한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데는 늘 마음의
두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 때 용기의 샘을 길어내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만물의 정기를 변화시키고 고양시키는 힘인 것이다.
산티아고는 사막의 여인 파티마와 영혼의 스승 연금술사의 도움으로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룬다. 그 순간 그는 깨닫는다. 『꿈을 찾아가는 매
순간이 만물의 언어와 만나는 눈부신 순금의 시간들이었다』고.
산티아고가 도달한 연금술의 환희는 꿈을 잊지 않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연금술사」는 88년 발표된 이래 40여개국에서 번역됐으며 지금까지
10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코엘료의 다른 소설로는 국내에도
소개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