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속 괴물 ‘설리 ’가 여자아이 ‘부 ’를 놀래키고 있다.(왼쪽),외눈박이 괴물 마이크(왼쪽)과 설리

## 벽장서 뛰쳐나온 괴물 “으악, 무서운 꼬마다” ##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가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Inc)'로
애니메이션 왕좌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에 나섰다. 지난 여름
'아틀란티스'로 경쟁사 드림웍스의 '슈렉' 한판 승부에서 대패한지
3개월만의 일이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지난 2일 개봉, 열흘만에 박스오피스1억달러를
기록했다. 개봉 주말 사흘간 매출액은 6350만달러. 애니메이션 개봉
역사상 첫주 흥행 기록 1위이고, 극영화까지 포함해도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영화는 몬스트로폴리스라 불리는 괴물 도시가 배경. 어린아이들 비명
소리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몬스터사 소속 괴물들은 벽장 문을 통해
어린이 방에 들어가 겁을 준후 비명소리를 모아온다. 괴물인 이들은 정작
인간들이 독을 품고 있어서 몬스터 사회로 끌어들이면 재앙이 온다고
믿고 있다. 주인공 몬스터 설리는 어느날 우연히 여자 꼬마아이
부(Boo)를 괴물 사회에 끌어들이게 되고 이때부터 이 꼬마를 인간세계에
돌려보내기 위해 회사내 악당 랜달과 한판승부를 벌인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승리는 사실상 픽사의 승리다.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놀라운 이미지를 보여준 3차원(3D)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와 '벅스라이프'로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썼던
픽사(PIXAR)는 기존 동화에 의존하지 않고, 잘짜여진 오리지널 스토리로
작품을 만드는 특유의 스타일을 이번에서 100% 발휘했다. 거기 더해
헐리우드 실사 영화 스탭들이 가세, 경쾌한 유머와 패러디로
웃겨주다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펙타클로 몰아부친뒤, 마지막에
적당한 감동으로 관객을 녹이는 능란한 솜씨를 발휘했다.

샌프란시스코 픽사 스튜디오는 요즘 잔치 분위기다. 11일 세계 곳곳에서
초청한 기자들에게 제작 과정을 오픈한 픽사는 "개봉 첫주 관객의 40%가
어른들이란 점이 더 의미있다"고 밝혔다.

첨단 컴퓨터기술로 무장한 이 영화는 '토이스토리2'에서 보여줬던
것보다 한층 섬세한 표현력을 선보인다. 특히 털복숭이 설리의 모습은 털
한올한올의 움직임을 그림자까지 정교하게 담아내 마치 실제 모피를
뒤집어 쓴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를 달구고 있는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전쟁에서 흥행보다 중요한것은 아카데미상이라고 보고 있다.
즉, 이번에 처음 만들어지는 아카데미 장편영화 부문에서 누가 수상자가
될것이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예상은 단연 드림웍스의
'슈렉'이었지만, 이번 '몬스터 주식회사'의 등장으로, 아카데미상의
방향은 어디로 향할지 다시 관심거리가 되었다.

■감독 존 레스터 - 피터 닥터

'몬스터 주식회사' 성공의 주역은 존 레스터와 피트 닥터 감독이다.
레스터는 '토이 스토리'와 '벅스라이프'로 3D애니메이션 의 새
역사를 썼고, '토이스토리' 수석 애니메이터였던 닥터 감독은 이번에
첫 장편 연출작을 냈다.

-벽장 속 괴물을 소재로 하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어렸을 때 밤만 되면 괴물들이 벽장 문을 통해 나타난다는 생각에
이불을 덮어쓰고 있곤 했다. 이런 생각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형태는 다르지만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이런식의
상상을 하면서 자란다. 그 추억을 관객과 같이 나누고 싶었다."

-‘몬스터 주식회사’가 흥행에서 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영화를 만들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을 즐겁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 자신이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관객들은 감동에 둔감해가는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관객들이 변한 것이 아니라 헐리우드가 관객을 시니컬하게 만들고
있다. 관객들은 여전히 정직한 감동을 원한다."

- 다음 작품은

"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다. 바다 속이 무대로, 사라진
열대어 아들을 찾는 아빠 얘기로, 2003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