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털어 기른 황쏘가리 5000마리 충주호에 방류##
지난 8일 오전 충북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 충주호. 아마추어 ‘황쏘가리’ 연구자 두경택(39)씨가 한국낚시진흥회 회원 100여명과 함께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5000여마리를 물 속으로 방류하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오직 한강 한 곳에서만 사는 희귀어종 황쏘가리를 두씨가 97년부터 자신의 양식장에서 길러낸 지 5년 만의 개가다. 시가 1억원이 넘는 양으로 7~15㎝의 길이로 통통하게 살까지 쪄 있었다. 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옥(43) 박사는 “연구소도 인공부화에 성공하는 데 3년이 걸린다』며 놀라워했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교사였던 두씨는 지난 90년 ‘황쏘가리가 멸종 위기’라는 신문기사를 본 뒤 ‘황쏘가리 복원’에 나섰다. 치어를 구해 학교 실험실 수조에서 키우다가 97년부터는 아예 부인(40)과 아들(11), 딸(6)을 데리고 용인시 남사면 농가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600평짜리 논을 빌려 연못을 만들고 비닐하우스 2동을 지었다. 비닐하우스에는 1평 크기 수조 50개를 만들어 황쏘가리 치어를 크기별로 길렀다. 살아있는 먹이만 먹어치우는 엄청난 먹성 때문에 네 식구 먹을 양식 살 돈만 빼고 월급을 몽땅 황쏘가리 연구에 털어넣었다.
"남들은 '쏘가리 매운탕 많이 먹겠다'고 하지만 정성들여 기른 물고기라 도중에 죽어도 차마 못먹고 마당에 묻어줬죠."
황쏘가리를 3대 이상 교배한 끝에 드디어 작년 초 노란색이 선명한 새끼 5000마리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월 학교에 사표를 냈다. 가족들에겐 “끈기 있는 사람이 사라지는 천연기념물 황쏘가리를 되살려야 한다”고 설득했다.
두씨는 앞으로 쏘가리 양식으로 생계를 해결하면서 황쏘가리 치어 생산을 계속할 계획으로 “한강 지류마다 황쏘가리가 넘쳐나는 날이 오는 게 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