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말투, 노려보는 듯한 눈빛, 그리고 편안한 미소까지….
KBS 1TV 9시 뉴스 직후 방송되는 스포츠 뉴스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성세정(34) 아나운서가 이번에는 오락프로그램인 '생방송
사랑의 리퀘스트' MC를 맡았다. 스포츠 뉴스와 인연 맺은 게 1995년
8월. 6년간 내주었던 정을 이제 막 떼고 있는 중이다.
"스포츠뉴스를 만족스럽게 진행한 것 같지 않은데 마치려니 무척
아쉬워요. '뉴스인데 감정 표현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목소리는 또
뭐냐' 그런 얘기를 들었죠. 이제 막 제 스타일을 잡아가려는데 완전히
성격을 다른 프로그램을 맡아 걱정도 되고, 그만큼 기대도 있어요." 성
아나운서는 "뉴스 진행 때문에 6년간 미뤄온 저녁 약속들을 요즘 잡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맡은 '생방송 사랑의 리퀘스트'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소개하고 성금을 모으는 프로그램. 어린이날인 5일 첫 진행을 한 성
아나운서는 "소외받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해야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 사연 소개하며 6살 딸 아이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성 아나운서는 1993년 황현정 황수경 황정민 아나운서 등과 동기로 KBS에
입사했다. 스포츠 뉴스 외에도 KBS 2FM '0시의 스튜디오' 2TV '주부도
경쟁력이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아나운서로는 드문 전공을
가졌다. 서울대 정치학과 86학번.
"저희 학과 출신으론 유일한 아나운서입니다. 그냥 남들 잘 안하는 것
하고 싶었습니다. 스포츠 뉴스 진행할 때도 남들과는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게 위해 노력했던 것이구요.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로서도 지켜봐
주세요. 잘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