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여인으로 영화 ''맥쿨에서의 하룻밤''에서 리브 타일러는 아릅답지만 위험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새 영화 '맥쿨에서의 하룻밤'One night at Mccool's)을
막 끝낸 주연 여배우 리브 타일러를 로스앤젤레스 포시즌 호텔에서
만났다.

"영화 어땠어요? 재밌죠?"정겹게 말건네는 그는 동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인사성 바르고 늘 환한 옆집 아가씨같은 인상이다.

"제가 처음으로 '여인'역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그의
말을 듣고 보니,스크린 속 이전 모습은 많아 봐야 열아홉살 정도 였다.
'댓 씽 유 두'에서 남자친구의 밴드가 라디오에 처음 방송되는 걸
듣고 꽥꽥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던 모습이나,'아마게돈'에서 우주로
떠나는 벤 애플렉을 울면서 떠나보내던 귀여운 소녀의 모습은 매력적인
팜므 파탈(요부)로 변한 이번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진 남자를 섹스로 붙들어 두는
요부 역을 해냈다. 바텐더 맷딜 런,형사 존 굿맨,변호사 폴 라이저는
'멋진 집과 가재 도구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불사하는 그녀를
사이에 두고 온갖 해프닝을 벌이다가 마침내 한자리에서 맞닥뜨린다.

"그전엔 모두 철부지 10대 소녀에 불과했어요.맨날 남자 주인공한테
'나를 지켜줘'하고 매달리기나 하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자기
확신이 있고 남자에 의존하지 않는 여자가 됐습니다. "

94년 에어로스미스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잘빠진 몸매의 유쾌한 소녀로
데뷔한 리브 타일러는 이후 인디영화 '헤비'에서 블록버스터
'아마게돈',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스틸링 뷰티'와
로버트 알트먼의 '쿠키스 포춘' 까지, 정말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
인터뷰에서 한 유럽기자가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중의
하나인 베르톨루치의 영화에 출연했는데"라고 말을 꺼내자 "그 감독
영화에 나온 뒤론 어떤 영화를 해도 그 사람 얘기만 한다"며
웬지 탐탁치 않아 했지만, "로버트 알트먼은?"했더니
"밥(로버트의 애칭)과는 아주 친하다.전화도 자주 하고.사실 이번
영화를 하게 된 것도 따지고보면 일종의 코미디였던 '쿠키스 포춘'에서
코미디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반색을 했다.

스타 대열에 올라선 그가 배우로서 가진 욕심은 뭘까."어느날 아침,
마틴 스코세지 감독 전화를 받는다.'리브,내 다음 영화에 네가 정말
필요해'.훌륭한 감독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일의 가장
큰 매력이다".좋은 감독과 근사한 영화를 하는 것이 꿈이란다.

그는 "스타로서나 한 인간으로서나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고
반복했다.평범하다니! 수퍼 록그룹 에어로스미스의 리드싱어
스티븐 타일러의 딸로 태어났고, 자기 출생 비밀을 열두살이 되어서야
알게 된 미녀 배우가? 하긴, 그를 길러준 아빠 역시 가수였다.
지난달 약혼한 애인도 록그룹 리더니, 그같은 환경을 '평범'으로
여길만도 하다. 아직도 빨래는 직접 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 배우의
'평범함'은 말뿐은 아닌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정은 이르다.
2003년까지 계속될 피터 잭슨의 SF 3부작 '반지전쟁'에 출연하는
그가 평범한 일상을 즐길 시간은 많지 않을 것 같다.

( 로스엔젤레스=이윤정ㆍ재미영화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