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6개월부터 시작하는 이유식은 영양 섭취보다 음식을 숟가락으로 먹는 훈련의 의미가 더 크다.엄마가 "맘마""이거 맛있는 거야. 먹어봐"라는 말을 하면서 먹이는 것이 좋다.

아기들은 생후 4~6개월쯤부터 이유식을 시작하게 된다. 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기에게 처음으로 「음식」을 먹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뭘
어떻게 먹여야 할 지, 튼튼한 아기로 키우려면 어떤 영양소를 얼마나
먹여야 하는 지 엄마들에게는 숙제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하정훈
소아과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편집자)

▶ 언제부터 하죠 =생후 4개월까지는 모유나 분유, 그리고 물 이외에
다른 것은 먹이지 말아야 한다. 주스도 안된다. 6개월이 지나면
엄나젖이나 분유만으로는 영양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다. 따라서 4~6개월
사이에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분유를 먹는 아기는
4개월, 모유를 먹으면 6개월쯤에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식을 너무 빨리하면 음식 알레르기가 생기기 쉽고, 너무 늦으면
성장발달이 늦어진다. 4개월 이전의 아기들은 입에 액체가 아닌 다른
것이 들어오면 혀를 내밀어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이유식을 하기
어렵다. 입에 숟가락으로 음식을 넣어줘도 내밀지 않으면 이유식을
시작할 때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집안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이유식 시작을 다소 늦추는 것이 좋다.

▶ 어떻게 만들죠 =요즘은 제품으로 된 이유식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유식은 다른 말로 「고형식」이라고 하는데 파는 이유식은 고형식으로
보기 어려워 이유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의사들은 파는 이유식은
「이유식 대용품」이라고 한다. 튼튼하게 남보다 잘 키울 수 있다는 식의
선전만 믿고 파는 이유식을 아기에게 먹일 경우 여기에 입맛을 들여
나중에 엄마가 만들어주는 이유식을 잘 먹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설탕, 소금, 조미료는 돌 이전에는 첨가하지 않는 게 좋다. 된장국도
마찬가지. 콩이 몸에 좋다고 해서 어른이 먹는 된장국을 이유식의 재료로
사용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된장국물은 짜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 이유식을 잘 안먹어요 =모유나 분유는 빠는 것이고 이유식은 삼키는
것이다. 빠는 것은 본능적으로 타고 난다. 하지만 삼키는 것은 연습을
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기가 모유나 분유는 잘 먹다가도 처음
이유식을 할 때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처럼 초기 이유식은 영양 섭취보다 음식 먹는 법을 익히는 것이 주
목적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너무 영양가를 따질 필요가 없다. 어른이
보기에 멀건 죽도 아기에게 밥맛을 보이는 용도로 아주 훌륭하다. 굳이
영양가가 걱정된다면 죽에 야채를 조금 섞어주는 정도로 충분하다.

이유식을 잘 먹지 않는다고 억지로 먹이다가는 우유병까지 빨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다. 아이가 이유식을 거부하면 1~2주쯤 쉰다. 아기가
숟가락으로 먹는 것에 적응하는 데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 쌀죽을 잘
먹지 않을 때에는 숟가락 끝에 시지 않은 사과즙을 살짝 묻혀서 먹이면
잘 받아먹는 경우도 있다. 숟가락으로 떠먹이면 잘 안먹다가 우윳병에
넣어주면 잘 먹는다고 해서 그러다가는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 영양분은 어떻게 추가하죠 =처음 이유식은 쌀 1에 물 5의 비율로 만든
쌀죽이 가장 좋다. 미국 사람들도 쌀로 된 이유식을 먹인다. 쌀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글루텐」이 없고 맛도 담백해서 아기가 쉽게 먹을
수 있다. 6개월까지는 철분이 보강된 쌀죽 하나면 충분하다. 미국에서는
철분이 보강된 쌀가루(rice cereal)가 시판되고 있어 편리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그래서 쌀죽에 야채를 섞어 먹이다가 6개월
이후에는 야채와 고기를 섞어 먹이면 된다.

처음 쌀죽을 먹이다가 과즙을 조금 첨가하고 6~12개월에는 계란 노른자를
추가한다. 생선살도 이 기간에 조금씩 첨가한다. 두부도 5~6개월부터
조금씩 먹인다. 쇠고기는 6개월부터 먹일 수 있으나, 기름기를 제거한다.
옥수수는 소화가 잘 안되므로 6개월 지나서 첨가한다. 요구르트는
8개월부터 먹일 수 있다.

계란 흰자나 밀가루 음식, 땅콩버터나 생선, 오렌지주스 등은 다른
음식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므로 집안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돌 지나서 먹이는 편이 좋다.

▶ 조심해야 할 것은 없나요 =시금치와 당근 사탕무나 케일을 이유식
초기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 야채에는
질소화합물(nitrate)이 많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기에게
빈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채를 오래 보관하면
질소화합물이 증가하므로 냉장고에 며칠 보관했던 이들 야채는 초기
이유식에는 좋지 않다.

생우유, 계란 흰자, 조개종류, 생선, 오렌지나 귤, 초콜릿, 딸기,
토마토, 밀가루, 꿀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집안에 알레르기
환자가 있으면 돌 이후에 먹이는 것이 좋다. 꿀은 보툴리즘이란 균이
있으므로 돌 이전에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아기는 4세쯤 돼야 음식을 제대로 씹어서 삼킬 수 있으므로 그 전에
덩어리가 큰 음식은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땅콩버터, 견과류,
포도, 팝콘, 요리하지 않은 완두콩, 샐러리, 사탕, 당근, 핫도그, 고기
스틱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