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기파 배우 제이슨 로바즈 (Jason Robards·78)가 26일 미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병원에서 지병인 암으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바즈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영화 '대통령의 사람들'(1976)에서
빌 브래들리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는
등 두 차례 오스카를 거머쥔 명배우.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다룬 영화
'도라!도라!도라!'(1970)에서는 하와이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열연하는
등 27세에 데뷔한 뒤 평생에 걸쳐 9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또
평론가들이 "유진 오닐의 희곡을 가장 잘 해석한다"고 높이 평가한
연극배우였다. 하지만 자신이 미국의 대표적 배우로 거론되면 "내가
연기에 대해 아는 것은 쭉 이 일을 해왔다는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성공적이었던 연기 경력과 달리 로바즈의 인생에는 굴곡이 많았다. 69년
여배우 로렌 바콜(Lauren Bacall)과 이혼한 뒤 70년대에는 알콜중독과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치명적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기도
했다. 로바즈의 최근작은 톰 크루즈 주연의 '매그놀리아'(1999). 그는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았던 듯 이 영화에서 병으로
죽어가는 아버지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