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많이 대여된 비디오는 김상진 감독의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이었다. 비디오 체인점 영화마을이 최근 집계한 '2000년 연간
비디오 대여순위'에서 '주유소 습격사건'은 67만여회의 대여횟수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서울에서만도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대히트한 어드벤처 영화 '미이라'가 차지했다.
'미이라'는 모두 11만장의 비디오 판매량을 기록해, 판매순위로는
1위를 기록했다. '007 언리미티드'는 올 7월에 출시되어 상대적으로
연말 집계에서 불리한 여건인데도 3위를 차지했다.

올 한해 비디오 종합 대여순위를 보면 한국영화의 선전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이 1위를 차지한 것을 필두로,
'반칙왕'(6위) '동감'(12위) '거짓말'(13위) '해피엔드'(14위)
'텔미썸딩'(16위) 등 모두 6편이 20위 내에 들었다. 평단의 찬사를
받은 '박하사탕'과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각각 28위, 35위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올 비디오 대여점에서는 특히 코미디가 인기를 끌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경찰서를 털어라'(4위) '반칙왕' '나인
야드'(15위)등이 코미디 붐을 주도했다. 액션과 어드벤처 일변도였던
국내 비디오 대여문화도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코미디 외에도
스릴러(식스 센스·5위) 애니메이션(타잔·10위) 드라마(동감)
공포(스크림3·20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사랑받았다.

일본 영화와 홍콩 영화는 명암이 엇갈렸다. 본격적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 영화는 '러브 레터'(19위)와 '쉘 위 댄스'(27위)를
위시해 100위 안에 모두 10편을 진출시키며 호황을 구가했다. 반면 한때
비디오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홍콩 영화는 50위 안에 단 한편도
랭크시키지 못한 채, '성원'(76위) '동경용호투'(88위) '퍼플
스톰'(100위) 세 편만 100위 안에 간신히 진입시켰다.

(이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