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를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을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다. 원인을 찾지 않고 단순히 휴식만 취한다던가, 효과가 불확실한
건강식품 복용으로 피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숨어있는 피로의 원인 질환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악화시키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 예컨대 초기 대장암은 다른 증상없이 피로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상태에서 영양제나 건강식품을 해결책으로
삼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치료 역시 쉽지 않다. 질환의 원인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 따라서 전문가마다 내세우는 치료법도 조금씩
다르며,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일반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법은 항우울제
투여, 정신적인 안정, 다각적인 통증 치료 등이 포함된다. 환자가 주로
두통이나 근육통과 같은 통증을 호소할 경우 통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를
우선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느 한가지 치료법만 택하기보다는
여러 치료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역기능 강화를 위한 치료, 항우울제의 투여, 고농도의
항산화제·비타민 투여, 소염 진통제의 투여, 인지 행동 치료,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함께 사용된다.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유산소 운동량을 늘리는 운동요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증상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운동을 권장하지 않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장기간 치료해야 하므로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상의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증상이
나타난 첫 해에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경우 2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만성적인 피로를 느끼는 환자가 섣부르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자가 진단을 하고 함부로 치료법을 택하는 것은
금물이며, 반드시 피로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호철·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