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진품을 본다. 밀레의 '이삭줍기', 반
고흐의 '생·레미의 생·폴 병원', 모네의 '생 라자르역',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치는 소녀들', 드가의 '발레 연습'… 교과서나
미술사책에서나 보던 인상주의와 자연주의 명품들이 서울에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6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오르세미술관 한국전―인상파와 근대미술전'은 인상주의
대표화가인 마네 모네 르누아르 드가, 후기인상주의 작가인 고흐 고갱
세잔느와 사실주의의 밀레 쿠르베의 오리지널 페인팅 35점과 데생 13점,
사진 21점 등 70점을 선보인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근대미술품 보고인
이 미술관이 '오르세 컬렉션'이란 이름을 공식적으로 걸고 해외서
여는 4번째 전시회.
◇르누아르 作 '피아노 치는 소녀' (83.5×111cm,1857년)
전시작중 백미는 역시 밀레의 '이삭줍기'. 교과서 등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 일본에 이어 해외 전시는 3번째일만큼 프랑스가
아끼는 국보급 그림이다.
쿠르베의 '샘'은 벌거벗은 여인의 뒷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 당시
전시장을 찾은 나폴레옹 3세가 승마 채찍으로 그림을 내리쳤다는 일화가
있을만큼 충격을 줬던 작품이고, 모네의 '생·라자르 기차역'은 이미
사진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은 사실 묘사 대신 몽환적 분위기의 색채로
작가의 사색을 표현했다.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화풍을 포기하고
고전주의로 복귀한 1892년의 '피아노치는 소녀'를 통해 부르주아
가정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냈다. '다시점의 원리'를 이용해
그린 세잔느의 '바구니가 있는 정물', 점묘화로 넘어가기 직전 직후
회풍을 보여주는 반 고흐의 '몽마르트의 술집'과 '생·레미의 생·폴
병원'을 비롯, 고갱의 '자화상'과 '부르타뉴 여인들', 로트렉의
'사창가의 여인' 등도 빠트려선 안될 명품들.
95년 일본 전시 당시 '이삭줍기'는 800억원, '생·라자르
기차역'은 700억원, '피아노치는 소녀'는 600억원대 보험산정가가
책정됐던 고가품이기도 하다. 관람료는 일반 1만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20명 이상 단체 관람은 각 2000원을 깎아준다.
▶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은 고흐 밀레 마티스 등 사실주의
인상주의 상징주의 등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걸작을
가장 많이 소장한 미술관으로 꼽힌다.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프랑스의 문화명소가 됐다. 특히 인상주의
작품이 많아, '인상파 미술관'으로도 불린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빅토루 랄루가 설계한 기차역과 호텔 건물을
86년 미술관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