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지 질환용 마두령...신장암 유발 아리스톨로킥산 함유 ##
## 한약방 절반이상 취급...식약청에선 발암물질인 줄도 몰라 ##
치명적인 발암물질이 함유된 사실이 밝혀져 외국에서 사용
금지된 한약재가 국내에 광범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 미국 등 국가들이 잇달아 이들 한약재의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는데도 우리 보건당국은 해당 발암물질이 함유된 한약재가
어떤 것들인지 기초적인 사실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발암물질은 「아리스톨로킥 산」으로, 수년 전부터
영국 벨기에 대만 등에서 신장암 등 비뇨기계 암을 유발해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발암물질이다. 국내에는 이 물질이
함유된 한약재 마두령 등이 해소·천식·가래 등 기관지 질환에
흔히 처방되고 있으며, 같은 발암물질이 든 중국산 한약재
광방기도 국내에 유입돼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벨기에 연구팀은 최근 이 성분이 든 한약제제를 정기 복용한 후
신부전에 빠진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양쪽 신장 등을 떼어내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18명에서 신장암 요관암 등이 발견됐다고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나머지
19명도 암 직전단계까지의 세포변이가 생겨, 해당 한약재를 복용한 후
신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예방 차원에서 양쪽 신장을 다
떼어내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같은 위험성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 6월 미국이
「아리스톨로킥 산」이 함유된 한약재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것을
비롯, 최근 몇년 새 발암사고가 발생한 나라들이 잇달아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런 규제 없이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다.
한약방이 밀집한 서울 경동시장내 G한약방 주인 박모씨는
『천식 환자에게 쓰려고 마두령을 비치해 놓는다』며 『별다른
규제 없이 팔 수 있는 한약재』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경동시장내
한약방 10여곳을 방문 조사한 결과, 반수 이상에서 마두령을
취급하고 있었다.
진통 이뇨 등의 효능이 있는 방기류의 경우 수입 허가된 품목이
광방기가 아닌 분방기이긴 하지만,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장일무
교수는 『이 두 약재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고 중국에서 둘을
혼용해서 쓰고 있어 광방기가 국내로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입 한약재를 검사하는 한국의약품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방기류 약초는 성분 검사를 한 후 통과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약품연구소가 하는 검사는 「알칼로이드」성분 검사로,
이 성분은 광방기와 분방기에 모두 들어 있어 이 검사로 광방기를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
(FDA)이 「아리스톨로킥 산」이 든 모든 약초와 유사한 약초의
사용까지 금지하라는 긴급 전문을 내렸다』는 소식이 지난 6월부터
실려 있다. 그러나 식약청 관계자는 『마두령과 광방기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며 『이들 한약재 사용을
금지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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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톨로킥산이란?
유전자 독성물질...유럽선 비뇨기계암 유발물질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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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령, 광방기 등에 함유된 「아리스톨로킥산」은 비뇨기계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서울중앙병원 종양내과 김우건 교수는
『세포의 DNA에 영향을 미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유전자독성
물질』이라며 『동물실험에서는 위암, 간암 등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된다』고 말했다.
한국약전에는 마두령 외에 청목향, 등칡, 큰쥐방울 등에
「아리스톨로킥산」 성분이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한편 광방기는
중국약전에만 있는 한약재이나 1990년대 초 벨기에 등에서
다이어트제제에 쓰여 신장암 등을 일으킨 한약재. 당시 다른
방기를 원료를 사용했으나 중국 산지에서 광방기가 대량 섞여들어가
문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