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상수의 잔인한 일상 되비춰 보기 ##

: 강원도의 힘 : MBC TV 밤12시20분. ★★★★☆(별 5개 만점).
오늘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의 97년작. 불륜관계였던
유부남 대학 강사(백종학)와 여대생(오윤홍)이 각기 강원도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둘은 친구나 후배와 함께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지나지만 비껴간다. 얼개만 보면 이루지 못할 사랑과 삶의 아이러니를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적당히
한눈 팔고 또 적당히 아파 하는 현실 그대로 삶과 사랑이 내내 건조하게
이어진다. 감탄스런 관찰력으로 잡아낸 일상 단면들은 바로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다. 홍상수는 시퀀스마다 거두절미하고 곧장 에피소드
속으로 뛰어든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는 관객에겐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제자리를 맴도는 비상업적 스타일이 버거울 수 있다. 해석의 자유를 거의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작품이라 적극적 영화보기가 필요하다. 98년작,
108분.

## 겨우 마련한 집이 무너지다 ##

: 머니 핏 : KBS 1TV 밤11시5분. ★★★.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코믹 소동극. 지난 7월16일 편성됐다가 이산가족 특별방송 때문에
취소됐었다. 변호사(탐 행크스)와 바이얼리니스트(셸리 롱) 커플이
100만달러짜리 롱아일랜드 저택을 20만달러에 산다. 그러나 집은
이내 무너져 버린다. 집을 수리하면서 두사람 관계도 삐걱인다.
많이 본 소재에 스토리도 예측 가능한 선을 넘지 못하지만 재미있다.
'스플래시'(84년)로 주목받은 뒤 앳된 모습이 남아있는 서른살
행크스를 볼 수 있다. 노 여배우 모린 스테이플턴과 러시아 발레리노
출신 알렉산더 구드노프가 공연했다. 감독 리처드 벤저민. 원제 The
Money Pit. 86년작, 91분.

## 전설적 여비행사의 성공드라마 ##

: 끝없는 수평선 : EBS TV 오후2시. 남녀를 통틀어 경비행기 사상
최고 속도와 고도 기록을 수립했던 프랑스 여자비행사 엘렌 부셰.
모자가게 점원이던 엘렌(지젤 파스칼)이 비행에 매료돼 모험적
비행사로 입신하기까지를 다룬 프랑스 영화. 장 슈브리에, 르네
블랑카르 공연. 감독 장 드레비유. 원제 Horizons Sans Fin.
52년작, 101분, 흑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