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중인 제5대 한국기원 총재에 새천년 민주당 한화갑 의원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의원은 조남철 구단을 포함한
원로급 기사 9명과 13일 회합을 가진 자리에서 총재 취임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재 선임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되는데, 한 의원 추대 세력은 이사회 상정에 앞서 23일 기사
총회를 소집해 분위기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이번 추대는 공교롭게도 한국기원 현재현 이사장과 정동식 사무총장
등 집행부 핵심 대부분이 해외에 출국중인 상태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한국기원 측도 14일 『이번 일은 기원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혀, 추대 움직임이 한국기원과의 교감없이 진행된
것임을 시인했다. 바둑계는 일련의 모양새와 절차, 과거 이래의 흐름
등으로 미루어 과연 매끄러운 취임이 이뤄질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원 총재 자리는 초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에 이어 83년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대 총재로 취임, 16년간 세차례 연임하다
지난 연말 사퇴 후 공석으로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