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해온 한국인 사진작가 유재력(63)씨가 이 나라
페락주 왕실 사진집을 내고, 그 공로로 왕실 훈장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13개주 가운데 9개주에 독립된 왕이 있다. 페락주의
왕인 술탄 아즈란 샤는 대법관까지 지낸 지식인으로,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유씨의 사진집은 페락주 왕비와 공주를 비롯, 왕족 여성들의 모습과
전통 요리를 담은 것. 『말레이시아 전통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왕실측 요청에 따라 무려 1년반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사진집은 딱
1000부만 인쇄돼 왕족들과 페락주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됐다. 곧
영문판도 나온다.

최근 페락주 공공기관에 거는 왕의 공식 사진을 10년 만에 교체했는데,
이 역시 유씨가 촬영했다. 그동안 말레이시아는 공식적인 사진을 주로
영국, 호주 등 서양인 작가에게 의뢰해왔다. 한국인 작가 유씨의 활약은
그곳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

유씨는 60년 동화통신에 입사한 뒤, 주부생활, 여성동아, 여성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73년 충무로에 개인 스튜디오를 내고
활동하다가, 84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주로 작업해왔다. 『이제는
국내서 활동을 재개하고 싶다』는 유씨는 조만간 귀국보고회를 겸한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