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에서 종말론을 신봉하는 사이비종교 신도들이 자신들의 교회에 방화,
적어도 235명이 집단자살했다고 18일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17일 오전 수도 캄팔라에서 남서쪽으로 320㎞ 떨어진 카눈구 지역에서
교회 문을 잠그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이 심하게 불 타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희생자 중 어린이들이 다수 포함돼 '자살인
동시에 타살'이라고 밝혔다.

'신의 십계 회복 운동'이라 불리는 이 종파 지도자들은 1999년 12월31일
세계가 멸망한다고 예언했으나 실현되지 않자 말세 예정일을 2000년 12월31일로
바꾸었으며, 죽음에 대비해 가진 것을 모두 팔아 치우라고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들은 흑·백·녹색으로 된 유니폼을 입고 지냈다.

교회가 위치한 곳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15㎞ 떨어진 접경지대로, 아프리카
6개국이 내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떼죽음은 78년 남미
가이아나에서 914명이 교주 짐 존스(미국)에 의해 독극물을 먹거나 총에 맞아
몰살 당한 이후 최악의 사이비종교 집단 사망 참극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우간다는 영국 제국주의 치하에서 비옥한 옥토와 알맞은 강수량으로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렸다. 71~79년 독재자 이디 아민 시절 반정부파
50만명이 학살되고 아시아계 이민족 7만명이 축출됐으며, 86년 게릴라 지도자
요웨리 무세베니가 집권한 이후 비교적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과격 종파들이 생겨나기 시작, '신의 저항군'이란 게릴라 단체는 아직도
수단을 넘나들며 청소년들을 납치해 전투에 끌어들이거나 성적 노리개로
만들고 있다. 우간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신도 1000명을 거느린 한 운명론
종파를 해체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