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덕봉리 뒷산인 고성산에서는 요즘 1주일째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 두 마리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쉴새 없이
울려퍼지고 있다.
15일 낮 고성산에서는 공공근로 요원들이 4년 전 산불로 새까맣게 불타
죽은 나무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와지끈」하고 나무가 넘어질 때마다
수리부엉이 두 마리가 벌목작업을 하는 인부들의 머리 위를 낮게 날며
큰 울음을 울었다.
사진설명 :
『살려주세요.』 벌목작업이 한창인 경기 안성시 고성산의 한 바위틈에서 천연기념물 324호로 지정된
수리부엉이 새끼들이 불안한 듯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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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벌목작업이 한창인 경기 안성시 고성산의 한 바위틈에서 천연기념물 324호로 지정된
수리부엉이 새끼들이 불안한 듯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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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 참여해온 김정봉씨는『왕방울만한 노란 눈을 껌벅거리는
수리부엉이 새끼 셋이 작업장 바로 옆 암벽 틈새의 둥지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며칠 전 발견했다』며 『어미 수리부엉이들은 베어낸 나무가
쓰러지며 내는 굉음에 새끼들이 다칠까 봐 울어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김성만 회장은 『한달 정도면 새끼들이 완전히 자라
독립한다』며,『점점 줄어들고 있는 수리부엉이 보호를 위해 공사를 일시
중단해달라고 산림청과 안성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림청과
안성시는 현재 『수리부엉이가 확인되면 공사를 중단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벌목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새끼를 걱정하는 수리부엉이 어미들의 구슬픈
울음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