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동부 알바이주의 활화산인 마욘 화산이 다시 폭발기미를 보이면서
화산재와 함께 용암을 분출하기 시작함에 따라 23일 현재 (이하 현지시간)
화산 아래 봉가 마을 주민 등 4천여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에르네스토
코르푸스 필리핀 화산 및 지진 연구소장이 밝혔다.

코르푸스 소장은 "화산의 분화구가 꿈틀대면서 막대한 양의 화산재가
분출되고 용암이 높이 2천460m의 산 정상으로부터 흘러 내려오기 시작했다"면서
"빠르면 이번주 아니면 앞으로 수주안에 폭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용암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화산활동이 점차 최고조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폭발이 이루어질 경우 지진을 동반할 수도
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필리핀 재해당국은 화산을 중심으로 반경 6㎞ 이내의 모든 지역을 ‘재해위험 지역’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인 주민 대피작업에 들어갔다.

재해당국은 군용트럭 20대와 병력 8백여명을 각 마을에 긴급 배치, 화산
진입로를 통제하고 주민대피를 돕고 있다.

위험지역에 포함된 화산자락 바로 아래의 봉가마을 등 14개 지역의 주민
4천150여명은 이날 정오 현재 인근 레가스피시 등 좀더 떨어진 도시로
긴급대피했으며, 마을에서 벗어나 비교적 안전한 곳에 위치한 각급 학교들도
휴교한 채 주민들의 임시대피소로 이용되고 있다.

현지 TV방송들도 거대한 기둥을 이룬 채 분화구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는
화산재와 용암 분출장면을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으며, "폭발이 임박한 것
같다"고 보도하고 있다.

필리핀 루손섬에 위치한 마욘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왕성한 원추형 활화산의
하나로 1616년 이후 최소 30차례나 폭발했으며, 1911년의 대폭발 당시에는 인근
도시전체가 용암과 화산재에 파묻혀 1천3백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 지난 93년 2월 마지막 폭발때는 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난해
9월에도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회색 연기와 화산재가 6㎞ 높이까지 뿜어져
나오는 등 한때 대재앙의 조짐을 보여 필리핀 당국과 주민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마닐라 AFP.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