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별세한 곽규석(71)씨는 본명보다 '후라이보이'로 더 알려진
만능 연예인이었다. 쾌활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후라이보이 곽규석입니다!"라고 외치던 그는 타고난
입심과 세련된 매너로 대중을 휘어잡았다.
56년 극장무대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총소리 비행기 함포사격 등의 성대모사로
주목받았다.
단짝인 '막둥이' 구봉서씨와 콤비를 이루며 인기
코미디언으로 급성장했다. 명사회자겸 코미디언으로 60∼70년대 초창기
TV를 주름잡으면서 여세를 몰아 영화에도 진출했다. 동양방송(TBC) 시절
사회를 맡았던 쇼프로그램 '쇼쇼쇼'는 대표적 출세작이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카피로 구봉서씨와 함께 출연한 라면CF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후라이보이(Fly Boy)'란 예명에는 사연이 있다. 미8군에서
연주하던 시절, 미군들이 그를 '꽉' 혹은 '콱'으로 잘못 부르기
일쑤였다. 궁리끝에 그는 공군 군악대 시절 조직한 밴드 이름 '플라이
보이'에서 이름을 따왔다. 당시 '플라이보이'는 공군 조종사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76년 구봉서 신영균씨 등과 함께
연예인교회를 설립하기도 했던 그는 82년 미국에 건너가 신학을
공부하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84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뉴욕에서
한인교회인 한마음침례교회를 개척해 선교활동에 전념했다.
한동안
방송을 떠났던 곽씨는 95년 KBS 1TV '빅쇼'에 출연해 변함없이 정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3일 열리는 추도예배에는 윤항기 신소걸 목사
등 그의 뒤를 이어 목회자가 된 연예계 후배들이 참여하고, 가수
임희숙씨가 추도가를 부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