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그릇된 종교적 신념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김신애(9·인천시 가정2동) 양이 검찰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천지검 공안부(부장 허익범)는 30일 김모(35)씨 등 신애 양의 부모들
로부터 [수술을 포함, 신애의 건강회복을 위한 모든 의술적 도움에 동의
한다]는 서명을 받았다.

이에 따라 소아암의 일종인 [윌름] 종양으로
4년 간 고생하고 있는 신애 양이 병원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검찰은 당초 신애 양에 대한 친권상실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기 위
한 절차로, 김씨 부부를 이날 오전 소환했으나
2시간여에 걸친 설득작업 끝에 치료 동의서를 받는 데 성공했다
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하나님이
의사의 손을 통해 신애의 병을 치료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취
지로 김씨 부부를 설득했다.

신애 양에 대한 딱한 소식은 지난 21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비정통적인 기독교 교리에 빠진
부모들이 수술을 반대해 생명이 위독하다]는 내용으로 방영됐다.

허익범 공안부장은 "김씨 부부가 설득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죄를 저지른 피의자로 입건, 친권제한 절차에 돌입할 생
각이었다"고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허 공안부장은 개인적인 동기에서 담당검사 1명과 이번
일을 추진했다고 한다.
신애 양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삼성병원
담당의사와 간호사들은 "이제야 신애를 살릴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측은 항암제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달 정도 후에 종양제거
수술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애 양의 배둘레는 입원 초기 85㎝에서 현재는 75㎝까지 줄었다.
커다란 수박 정도였던 종암 크기도 크게
작아져 병원측은 신애의 완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담당의사 성기웅(성기웅·소아종양전문의) 교수는 "신애가 앓고
있는 윌림스 종양의 경우 4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도 수술을 한 뒤, 항암제-방사선 치료를 잘 받으면 70%
정도 완치될 수 있다"며 "최근 종양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그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다"고 말했다.

신애 양은 지나친 영양부족으로 키 110㎝ 몸무게가 20㎏으로 6세 정도의
발육상태에 머물고 있다. 신애 양
또래의 8∼7세는 평균 130㎝ 키에 26㎏이 정상적. 어깨와 팔다리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고, 호흡이
고르지 않아 베개를 안은 상태로 누워 잠을 자야 하는 상태다.

병원측은 "무엇보다도 신애 양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가장 훌륭한 치료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측은 수술비와
입원비 등 신애 양의 모든 병원비를 무료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