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저항 탈출 분노, 그리고 젊음. 힙합은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성세
대 편견과 억압에 대항해 한 스텝, 한 스텝. 힙합은 자유정신이거
든요.".
김수용(27)이 '힙합'(서울문화사) 6권을 펴냈다. 그의 신작은
나오자 마자 서점 판매순위와 대여순위 1위를 휩쓸었다. 초판만
10만부를 찍었다는 게 출판사측 얘기다. 잘나간다는 작품이 1만∼
2만권에 불과한 현실에서 '힙합'의 기세는 대단하다. 누적 판매
부수가 벌써 90만부. 주간 '아이큐점프'에서 97년 연재를 시작했
던 '힙합'이 단행본 6권째를 맞으면서 더욱 가속을 받고 있다.
(왼쪽)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에 힙합 패션을 즐기는 김수용씨. '아이큐 점프'에 연재하는 만화 '힙합'으로 신세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오른쪽)'힙합' 주인공 태하와 바비.
'힙합'은 만화적 재미와 신세대 문화의 절묘한 결합이다. 재수
해서 고등학교에 입학한 문제아 성태하가 진정한 춤꾼으로 거듭나
는 성공스토리를 만화적 상상력으로 담는다. 이 작품은 힙합이라
는 신세대문화를 거의 교본 수준으로 섞었다. 실제로 작품 중간중
간에는 탄탄한 데생력을 바탕으로 춤 기본동작을 그려놓았다.
6권에서도 유승준 '열정', 박진영 '키스 미' 등에 나오는 춤동
작을 주인공 태하와 바비의 캐릭터로 표현했다. 부록 '서비스페이
지'에서도 'B보이'(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남자)들의 '숄더스핀'
'등 웨이브' '윈드밀' 같은 전문 기술들을 사진과 그림으로 묘사
했다.
김수용은 실제로 방송사에서 1년동안 댄스팀 리더로 활동한 프
로 춤꾼. 무용을 전공한 어머니 영향을 받아 학교 다닐 때부터 댄
서 바비브라운에 매료됐다고 했다. 그는 "프로로까지 활동할 계
획은 없었지만 '힙합'을 그리려면 실전경험이 필요했다"고 고백한
다. 지금도 작품속에 나오는 고난도 기술은 "캠코더로 내 춤동작
을 찍고 재생해 보면서 정지동작을 그린다"는 고집을 지니고 있다.
'아이큐 점프' 강인선 편집장은 "김수용은 이미 신세대 문화의
대표적 아이콘"이라며 "단순히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이라는 평
가를 넘어 청소년 문화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
했다.
김수용 역시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다. "백댄서의 화려한 외양
은 허상일 뿐입니다. 만화속 태하나 바비는 '일탈 도구'로서 힙합
을 추는게 아니라, 삶에 대한 '표현방식'으로 선택한 거죠. 춤이
연예계로 들어가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는 "제 작품을 통해 청소
년 독자들도 그 사실을 알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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