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소설은 신세대 정서에 안맞아요" ##.

'판타지 소설'? 판타지? 소설에 그런 장르가 있었는가?.

어리짐작 대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입을 열기가 쉽지는
않다.

장발의 마산 청년 이영도(27)는 전업 판타지 작가다. 그가 창조
하는 작품세계는 중세 기사담의 분위기를 차용하고, 서양이름의 출
연진, 검, 마법 등이 등장하며 과거와 미래가 얽혀 시제를 파괴한
다.


사진설명 :
판타지 작가군의 대표 주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이영도.


이영도는 "기성 소설이 지나치게 사사화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카페문학, 여행문학, 불륜문학, 가족담 등은 지금 10-20대가 고민
하는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다소 무뚝뚝한 표정으로 카메라에 찍히고 있던 그는 질문을 받
을 때마다 잠시 멈칫하다 아주 재빠르게 대답해 나갔다. 옆에 앉은
민음사 장은수 편집장의 훈수가 매끄럽다. "판타지 소설이 청소년
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확장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판타지 소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명쾌한 윤곽이 그려지
지 않는다.

이영도의 최신작 '퓨처 워커'(황금가지 출간, 7000원)의 줄거리
를 보면서 대강을 짐작해볼 수는 있다.

대륙의 북쪽 나라 헤게모니아의 무녀 미는 시간에 무언가 잘못
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고 시축이 있는 북해를 향해 길을 떠
난다. '미래를 걷는 자'(퓨처 워커)는 과거든 미래든 자신이 원하
는 시간을 볼 수 있는 무녀다. 모든게 현재에 고정되면 세계는 파
멸을 면치못할 것이다. 꽃은 피지 않고 과일은 썩지 않으며 미래는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과거가 현재를따라 잡는다. 그에 따라 과거
의 괴물들이 되살아나고 그때의 영웅들도 되돌아와 피튀기는 전투
를 벌인다…그렇다면 판타지 소설이란 결국 황당무개한 만화인가,
새로운 족보를 열어가는 SF소설인가, 그저 신무협지인가. (아니 무
협지가 어때서?)"(청소년의) 자아를 넓혀주는 일에 기존 소설이 역
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어른들이 읽었던 국내외 대하 고전
들이 고전하고 있다면", 더욱이 이미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
에 판타지가 새로운 장르로 행세하고 있고, 특히 '반지와 군주'의
작가 J.R.R. 톨킨을 시조로 하는 일련의 작품들이 신세대를 점령한,
문화적 기정사실을 인정해야한다면, 이제 문학인들은 판타지 소설
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색을 해야할 시점에 와 있지 않
을까.

이영도가 결실을 거두고 있는 PC통신을 통한 글쓰기 그리고 적
잖은 PC 독자확보는 분명, 하나의 문학적 위협으로 예고돼 있었다
판타지그룹에는 '비상하는 매', '봉신연의', '퇴마록 말세편' 등이
가세하고 있는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