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골 넣는 골키퍼' 호세 레네 이기타(33·메데인)가 프리
킥 한방으로 자신의 대표팀 재입성을 자축했다.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둔 이기타는 21일 아틀레티코 나시오날과의 경기에서 수비수를 맞고
골네트로 빨려드는 프리킥을 차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통산 49골.

이기타는 칠라베르트(33·파라과이), 캄포스(32·멕시코)로 이어지는
'골넣는 골키퍼' 계보의 맏형. '한국의 골 넣는 골키퍼' 김병지가 종종
시도하는 '공격수 따돌리기'도 이기타가 10년전에 선보인 팬서비스. 자
기골문앞에서 상대 포워드를 제치고 드리블,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가 슈
팅을 날리는 것은 보통이다.

이기타는 96년 웸블리구장에서 가진 잉글랜드대표팀과의 친선경기서
발뒤꿈치로 중거리슛을 막아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상대 슈팅을 보
고 다이빙을 했다가 공이 등쪽을 통과하는 순간 발뒤꿈치로 공을 차냈다.
이 기타는 '골키퍼는 곧 스위퍼'라는 현대축구의 개념을 자신이 창시했
다고 주장한다.

'엘 로코(미친놈)', '스콜피온(전갈)', '유아독존' 등의 별명이 말하
듯 그라운드밖의 생활은 천방지축. 93년 유괴사건에 개입해 6개월간 감
옥신세를 졌는가 하면 마약딜러와 경찰의 중재를 자처하는 등 파란만장
하다. 지난5월에는 엘살바도르와의 국가대항전에 앞서 '출연 수당' 5000
달러를 요구했다가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워낙 재능이 뛰어나 코파
아메리카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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