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단순한 한가지 질환이 아닙니다. 다양한 증세를 초래하
는 복합 질환이며, 카멜레온처럼 항상 모습을 바꿉니다. 때문에 암
은 동시다발적으로, 전면적으로 공격해야 합니다." (신경과장 리사
드안젤리스 박사).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CC: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는 공격적인 암치료로 유명하다. MSKCC 수술부장 머
레이 브레먼 박사는 "암 환자의 70%는 수술이 필요하며, 수술없인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암과 싸우지말라'는 주장은 비과학적
이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방사선과 헨리 리
박사는 "MSKCC에선 숨어있는 작은 암 세포까지 샅샅이 뒤져 방사선
으로 정확하게 파괴하며, 항암제도 다른 곳보다 훨씬 과감하게 쓴
다"며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SKCC 본관. 뉴욕 맨해턴 중심부 요크 애비뉴에 있는 MSKCC 본관 건물.
MSKCC의 암 치료는 '머리와 목암' '소아암' '소화기암' 등 세
분화된 16개 치료팀이 담당한다. 각 치료팀엔 임상병리과에서부터
외과와 내과 방사선과, 마취과 등 관련된 모든 분야 전문의들이 소
속돼 있다. 부인암 치료팀의 데니스 치 박사는 "'수술은 외과' '항
암치료는 종양내과'식의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며 "MSKCC는 종
양내과 외과 방사선과 마취과 전문의들을 한데 묶어 놓았기 때문에
'통합적인 치료'가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치료팀은 우선 조직-병리검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한다. 전립선암이나 혈액암 등 몇몇 암을 제외하곤 수술을 최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브러멘 박사는 "'최소 절개수술' '조직(장기) 보존수술' '조직
(장기)재건수술'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해 환자 만족을 극대화 한다"
며 "한 예로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의 비율은 다른 병원의 3배 이상"
이라고 말했다.
수술이 끝나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등이 이어지며, 몇몇 암
에 대해서는 '확인수술'을 시행한다. 난소암의 경우, 수술하고 6주
동안 항암 치료를 한 뒤 복강경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재차 조직검
사를 하고, 암이 발견되면 즉석에서 제거한다. 데니스 치 박사는
"우리들의 실력을 과신하지도,암을 과소평가하지도 않기 때문에 만
전을 기하기 위해 '확인 수술'을 한다"며 "'확인수술'을 하는 곳은
아마도 MSKCC 뿐"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에 대한 통증관리와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은 MSKCC의 또
다른 장점이다. 통증관리팀의 길버트 곤잘레스 박사는 "마지막 순
간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우선 통증으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며 "오래전부터 통증 연구에 주력한 결과, 통증관리
에 관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
한 공포를 극복하고, 남은 생을 의미있게 살도록 도와주는 각종 프
로그램의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엔 세계 최초로 '암 환자 정신
치료센터'를 개설하기도 했다.
MSKCC는 환자가 퇴원하거나 사망하면 환자나 가족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다. 'MSKCC의 치료에 대해 만족하느냐'는 것. 응답자
의 상당수가 암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지만 95∼97%가 '매우 만
족한다' 또는 '만족한다'고 응답한다고 한다. 대외협력부 엘리시아
킴씨는 "현대의학적으로 가능한 모든 기술을 동원해 치료하고, 죽
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유족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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