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신윤철 박현준 손경호. 일반인들에겐 낯설지만, 록계에선
저마다 불같은 개성과 음악 내공으로 이름난 이들 네 고수가 '원더
버드(Wonder Bird)'란 그룹으로 뭉쳤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록
앨범으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설명 :
국내 최강 록밴드로 평가받는 '원더 버드' 고구마 신윤철 손경호 박현준
(오른쪽부터).

사인방 중 고구마(28·본명 권병준·기타, 보컬)는 96년 삐삐롱

스타킹 리더로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 분방한 음악으로 매니어들의

지지를 받는다. 신윤철(30·기타, 보컬)은 '한국록 대부' 신중현 둘

째 아들. 기타 실력은 아버지를 빼닮았다는 소리를 들을만큼 정평이

났다.

박현준(31·베이스, 보컬)은 그룹 H2O와 삐삐롱스타킹를 거친 실
력파다. 고교 시절 다운타운 록밴드에서 '무서운 아이'로 이름을 얻
었다.손경호(31·드럼, 보컬)는 언더 밴드 생활을 하다가 92년 버클
리음대로 유학, 5년만에 귀국한 유학파다.

이들이 '원더 버드'로 모인 것은 작년 4월. 신윤철과 손경호는
초등학교부터 서울예전까지 함께 다녔다. 박현준은 중고교 동창이
다. 고구마는 박현준과 삐삐롱스타킹 때부터 박현준과 호흡을 맞췄
다. 신윤철은 "전부터 언젠가 같이 밴드를 하기로 뜻을 모은 사이"
라고 했다. 손경호가 미국 유학에서돌아오면서 계획을 실행했다. 고
구마는"마음 맞는 사람끼리 우리 색깔을 지닌 밴드를 하고 싶었다"
고 했다.1년여만에 11곡을 실어 낸 앨범을 들어보면 두번 놀라게 된
다. 첫째는 멤버들의 강한 개성에서 갖게 되는 선입관과 달리, 음악
이 따뜻하고 편안한데 놀란다. 그리고 너무나 탄력있고 매력적인 연
주력에 또한번 놀란다. 거의전곡을 단번에 녹음한 걸 알고나면 감탄
스럽기까지 하다.

음악은 복고 느낌의 영국 록을 축으로 했다. 자메이카 민속리듬
스카와 60년대 로큰롤을 절묘하게 섞은 '옛날 사람', 명징한 통기타
가 매혹적인 '아침은', 단순한 코드에 강렬한 힘을 담아낸 '흙탕물',
낭만적 로큰롤 '사랑이 아니야'…. 곡마다 연주나 보컬, 어느 하나
나무랄데 없이 귀를 사로잡는다. 현란한 드럼을 앞세워 멤버마다 연
주 기량을 맘껏 과시한 엔딩곡 '또다시'는 일품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남들 눈길을 받는 위치에 오른, 서른살 전후
나이의 록밴드가 해야 할 음악이 뭘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따뜻하
고 인간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장난치지 않고 정석대로 만드는
록도 얼마든지 쉽고 편안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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