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위의 여객처리 실적을 자랑해온 김포공항이 '천덕 꾸러기'로
전락할 운명이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후 국내선 항공기들만 이
용하게 될김포공항(자산가치 3조4000억원)의 시설 유휴화 정도가 예상
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
여객처리 실적 기준으로 세계 9위인 김포국제공항의 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 전체 시설의 3분2가 쓸모없게 될 처지다.


최근 '신공항 개항후 김포공항 유휴시설 활용방안'을 검토한 교통

개발연구원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선 기능을 신공항이 전담하

게 됨에 따라 김포공항은 2020년까지 여객터미널의 66%, 화물터미널의

85.5%, 주차장의 70%를 놀리게 됐다.

여객 터미널의 경우, 2000년엔 5만6200㎡, 2020년 7만3747㎡가 필
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제선 1청사(7만2877㎡)로도 충분히 감
당할 수 있는 수준. 화물터미널도 국내선 화물터미널과 국내선 여객터
미널 일부를 활용하면 충분한 것으로 분석돼, 현재의 국제선 신-구 화
물청사(7만1819㎡)는 유휴화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91년 12월 신공항 기본설계 당시만 해도 김포공항은 국제선의 39%
를 분담하는 것으로 돼 있었고, 95년3월 항공수요 재검토 과정에서 36%
로 재조정됐다. 그러다 신공항을 중추공항(허브공항)으로 육성해야 한
다는논리에 밀려 97년 8월 '국내선 전담'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감사원은 최근 이같은 기능분담안은 김포공항에 과다한 시설 유휴
화가 발생하는 문제가 따른다며 재검토를 권고했다. 하지만 건교부는
"정책목표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다만
김포공항 유휴시설건은 재활용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