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백한 육질에 뒷맛도 달콤…소금 간 구이도 별미 ##.

♧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축구팀 유니폼을 볼 때마다 연어나
송어가 생각난다. 훈제 연어나 송어회 살 색깔이 오렌지빛을 띠
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 많이 양식하는 송어는 연어와 마
찬가지로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다.

국내에서도 송어는 인기있는 양식 어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
래다. 1965년 캘리포니아 국립 양어장에서 송어알을 들여와 강원
도 평창에서 처음으로 양식에 성공을 거둔 이래, 지금은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양식을 많이 하는 민물고기중 하나가 되었다. '가
장 먼저 양식을 한 곳'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송어하면 평창이
떠오르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집은 강원도 화천에 있는 식당이다.

물론 이집도 치어는 평창 지역에서 들여 오지만 송어를 양식
하는 물이 맑은 데다 수온도 적당해 질이 좋은 회나 구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화천. 몇주 전만해도 소개하기가 힘들었던 동네다. 서
울에 따스한 바람이 불 무렵에도 포천군 이동에서 백운계곡, 광
덕계곡을 따라 강원도로 넘어 서면 곳곳에 빙판이 자리 잡고 있
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끄러질 위험도 없을 뿐더러 창밖
경치를 즐길만한 드라이브 코스로도 빼어난 지역이다.

강원양어장 횟집은 송어 한 종류만 양식하고, 송어 요리만 메
뉴로 내놓는다. 송어회와 송어구이, 송어매운탕, 이렇게 송어로
세가지 메뉴를 제공할뿐이다. 이 집에서 양식하는 송어는 행복하
다고 할 수 있다. 식용이 될 운명이지만 냉수성 어족에 걸맞는
차가운 물인 데다가 항상 산소량이 많은 흐르는 물이며, 지나다
니는 차들이 드물어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적기 때문이다.

해발 5백m 정도의 산중에 위치한 탓에 송어들이 자라는 물은
겨울이면 얼음처럼 차갑고, 여름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
로 낮은 수온이 유지된다. 화천과 가평 사이를 가로 막는 험난한
화악산 덕택에 한적할 뿐더러, 산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는 점
도 맛있는 송어를 접할 수 있는 최상의 상황을 제공한다.

싱싱한 송어회는 육질이 담백하고 뒷맛이 달콤하다. 여름철이
면 얼음이나 돌판을 차갑게 해서 깔고 송어회를 얹어 놓는 이유
도 온도가 낮아야 살점을 씹는 느낌이 탱탱하기 때문이다. 강원
양어장 횟집 송어는 이런 수고를 하지 않고 그냥 무 채 위에 올
려 놓는 데도 탄탄한 살 맛을 느낄 수 있다. 담회색 껍질을 벗겨
내면 드러나는 주황색 속살의 화려함이 시각적으로 입맛을 돋운
다. 회를 뜰 때 껍질을 손으로 잡아 떼어 벗겨내는 탓에 완전히
벗겨지지않은 속껍질과 살이 한 데 어울려 씹는 맛은 한층 쫄깃
쫄깃 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느끼하게 느껴지므로 신경써서 내오는 게
야채무침이다.

깻잎, 오이, 당근, 양배추 등을 그릇에 담고 참기름을 살짝
친 후, 재료위에 고소한 콩가루를 듬뿍 뿌렸는데, 여기에 초장을
버무려 먹으면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기운이 강해 송어회의 느끼
함이 언제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송어 한 마리를 통채로 호일에 싼 후 구워내는 송어구이도 별
미다. 내장을 빼내고 대 여섯 군데 칼집을 넣은 후 소금간을 약
간 한 송어. 호일을 벗기면 껍질까지 자연스럽게 붙어 떨어지면
서 노릇노릇하게 익은 갈색 살점이 드러난다. 시각적인 인상도
탐스럽지만 칼집을 잘 넣은 덕에 토막토막 먹기 좋은 크기로 잘
떨어져서 한 입에 쏘옥 들어 간다. 잘 구운 송어구이는 부드러우
면서도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송어를 먹은 후에는 식당 위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촛대바위
의 경관을 감상하고, 산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
를 쐬는 것도 짧은 여행을 감칠맛 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방법
이다.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
휴일:매월 첫째 월요일, 설·추석 휴무
좌석:4인 식탁 20개
주차:무료주차 가능
전화:(0363)441-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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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이야기-- 만두
제갈공명의 전설 숨쉬는 전통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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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위-촉-오 삼국이 자웅을 겨루던 '삼국지' 시대. 중국
에서도 가장 변방이랄 수 있는 운남 지방으로 제갈공명이 원정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공명이 맹획을 사로 잡은 후 촉으로 돌아 오던 중 노수에 이
르렀을 때, 천지사방은 어두컴컴해졌고 검은 구름과 모진 바람이
불어 닥쳤다. 그 이유인즉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경
우 "남만에서는 사람을 죽여서 머리를 신에게 제물로 바쳐 제사
를 지내는 풍습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야 어찌 됐거나 산 사람의 머리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건 제갈공명의 입장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신 공명
은 일종의 눈가림으로 사람 머리 대신 밀가루를 반죽해 사람 머
리 모양으로 만들어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렇게 기원을 지내
자 어느 순간 구름은 사라지고 바람은 멈추어 촉나라 군사들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이 이야기가 바로 만두의 유래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종류의 만두가 존재하지만 중국식으로
보면 이것은 만두가 아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식당에만 가
봐도 이 사실은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화교 요리사들은 자기들끼
리 만두를 교자라고 부른다. 원래의 중국식 만두에는 속이 없다.

그냥 희물그래한 밀가루 빵에 더 가까운 것이 만두다. 중국에서
는 우리처럼 속을 넣은 만두를 교자라고 부른다.

언제 부턴가 우리네 풍습에 만두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교
자, 중국집에서 물만두 한 접시를 주문하더라도 그 유래와 의미
를 알고 먹으면 훨씬 즐거운 식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