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창작과비평)가 완간 25년만
에 개정번역판으로 나온다. 66년 계간 '창작과비평' 4호에 게재되기 시작
해 74년 '현대편'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면서 당시 지식에 목말라하던 대
학생들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고전'이다.
이번 개정판은 전 4권을 개역하고 용어 통일 작업을 임홍배 서울대 독
문과 교수가 혼자서 했다는 점이 특징. 당시에는 백낙청, 염무웅, 반성완
교수가 독자들 부응에 쫓겨 부랴부랴 공동번역을 하면서 편의적으로 시기
를 구분했기 때문에, 지금 관점에서 볼때 부적절한 번역이 적지않다는 반
성이 작용했다. 표지도 컬러 도판으로 바꾸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개정 번역판.
구석기시대의 동굴벽화에서 20세기 영화예술에 이르는 서양문화 전분
야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총정리한 '문학과 예술…'은 요즘도 매년 1만부
이상씩팔릴 정도의 스테디셀러. '자연주의, 인상주의, 영화의 시대'를 다
룬 현대편은 37쇄를 찍었다.
이 책이 30년 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사회사적 관점에서 예
술사를 서술한 방법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당시만해도 금기였던 루카
치를 비롯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들을 은연중 대변하는 몫까지 맡았기 때
문이다.
"오늘 하우저가 다른 저자의 몫까지 대행하던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좌파들 저서와 함께 읽으면서 하우저 고유의 관점은 무엇이고 장
단점은 무엇인지 냉정하게 따지는 일이 가능해졌고 또 필요해졌다." 개정
판 서문에 실린 백낙청 교수의 말은 지난 30년동안 한국 지식사회가 얼마
나 풍요로와졌는지를 나타내는 반증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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