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가 후배 문인 양성을 위해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장
암리에 설립한 '부악문원'이 1주년을 맞는다. 이씨는 "우리 집에 기숙
하는 사람들을 숙생이라고 부른다"라며 "정해진 시간표는 없지만 매주
목, 금요일에는 숙생 5명과 고전을 강독하면서 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부악문원' 서재에서 문하생들과 자리를 함께한 이문열씨.
한국현대문학사에서 작가가 후진 양성을 위해 사숙을 정식으로 개설
한 것은 부악문원이 처음이다. 부악문원은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
에장서 1만5천권을 자랑한다. 부악문원 숙생들 연령은 25세∼28세. 법
학, 철학, 정치학, 국문학, 문화인류학 등 전공도 제각각이다. 각자 희
망하는 쟝르도 소설, 희곡, 영화시나리오 등으로 다양하다. 한번 입소
하면 2년 강독, 1년 자유 집필 코스를 거쳐야 한다.
이씨는 "지난 1년 동안 플라톤 저서를 영어판으로 같이 읽어왔다"면
서 "논어, 맹자, 대학도 함깨 읽었다"고 말했다. 강독이 끝나면 당연히
토론이 열린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이 있다면 소크라테스에게 독약을
내린 아테네 배심원들의 변명도 있을 수 있다. 그 배심원들도 다 양식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허무맹랑한 모함만 갖고 소크라테스를 죽였겠는
가. 이런 식으로 주제를 정해서 자유분방하게 토론을 가졌다.".
숙생들은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6주에 한편 꼴로 자기 글을 발표해
야한다. 소설이든 수필이든, 논문이든 상관없다. 신랄한 비판이 오가는
합평회가 당연히 열렸다. 부악문원에는 숙생들 외에도 등단한 작가 심
상대,강홍구, 박석근씨도 있다. 후배 작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부악문원의 주요 기능이기 때문이다. 부악문원은 1주년을 맞아 제
2기 숙생을 모집한다. 응모 자격은 30세 이하이고, 이력서와 2백자 원
고지 80장짜리 자기소개서를 보내야 한다. 문의는 (0336)636-8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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