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입원한 한 K양(11)은 태어나서 그때까지 밤에 소변을 가
려본 일이 없었다. 이 어린이는 입원 후 병실 침대에 오줌싸는 것이 두
려워 밤새한숨 안자고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의료진은 K양에게 항이뇨
호르몬제 치료를 시행했다. 그후 밤에 오줌싸는 횟수가 1주일에 2∼3회
로 줄었으며 지금은 100% 소변을 가린다.

야뇨증은 만5세 이후에도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증세를 말한다. 이
같은 야뇨증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았다. 매년
15%정도는 자연치유되는 데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
나 방치할 경우 어린이의 성격 형성이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항이뇨호르몬제가 야뇨증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야
간에 증가해야 하는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야뇨증 어린이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치료제는 코로 주입하는 스
프레이와 먹는 알약. 치료방법은 3개월간 정기적으로 복용한 후 2∼3주
간복용을 중지한 상태에서 경과를 관찰, 그때까지 소변을 가리지 못하
면 다시 복용하는 식이다. 현재 70% 정도의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
타나고 있다.

이제 야뇨증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자녀를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 치료를 받아보게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본다.

(박문수·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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