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낮 12시 대구시 동구 제11전투비행단내 사병식당. 초등학생 20
여명이 군용 배식판에 차려진 음식을 원하는 만큼 담고 있다. 삼계탕,
김,생선튀김, 김치 등 장병 식단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 샐러
드,달걀 프라이가 메뉴에 추가됐다. 부대내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은 기
금으로 마련한 음식들이다.
8일 오전 공군 제11비행단 사병 식당에서 인근 초등학생 20여명이 컴퓨터
교육을 마치고 병사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삼계탕에서 국물보다는 닭고기를 건져내는 어린이, 돈까스만 한번
더 담으려는 어린이, 배식을 기다리다 친구와 발장난을 하는 어린이….
조용한 일반 군인식당과는 달리 이곳 점심시간은 웃음과 장난으로 떠
들썩하다.
비행단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아
이디어는 "방학중에 점심을 굶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도 뭘 할 수 있지
않을까"며 고민하던 김성일 단장이 내놓았다. "사병들이 마련한 음식
을 다먹지 못하니 이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구체화됐다. 그후
김동균 인사과장이 주변 초등학교와 중학교 10여개 교를 돌며 인근 결
식아동 30여명을 초청할 수 있게 됐다.
비행단은 이들에게 교육의 장도 제공하고 있다. 매일 아침 오전 9
시30분쯤 이들의 소속 학교로 통근버스를 보내 부대내로 데려온 뒤 오
전에는 컴퓨터교실, 오후에는 영화관람이나 탁구 등 운동시간도 갖고
있다. 프로그램은 오는 31일까지 계속될 예정으로 다음 주에는 조종사
대기실, 비행기 견학등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때는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일기장에다 개인
기호에 따라 목도리, 인형, 장갑, 필통 등을 준비했다. 자금은 1구좌
에 1천원씩해서 매월 2백30여만원 정도를 모아 충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