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등이 12.12사건으로 항소심선고를 받는 16일,
「그날」 모반의 현장이었던 수방사 30경비단도 이사를 마무리함으로써 역
사의 현장에서 사라진다.

30경비단은 이날중 이사를 마치고, 17일 새벽 전차와 장갑차를 경
기도 지역으로 이동, 「뒤틀어진 경복궁 35년의 역사」를 마감한다.

부대 이전은 정부 출범 후인 93년 마련된 경복궁 복원 계획
에 따른 것. 30경비단을 서울 외곽으로 옮기고 과거 이 자리에 있다
가 일제 때 헐린 태원전 등 4개의 전각과 회랑을 복원, 경복궁을 온전한
모습으로 되살린다는게 정부의 계획이다.

30경비단은 이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부대 이전을 해왔으며, 또 다
른 경비 부대인 33경비단과 통폐합, 제1경비단으로 새롭게 태어나
게 된다.

경복궁 경회루 뒷편에 30경비단이 들어선 것은 61년 5.16군사쿠데
타 당시 출동했던 30사단 1개 대대 병력이 주둔하면서 비롯됐다.

그해 6월 장군의 지시로 경비임무를 띤 수도 경비사
령부 예하 30경비대대로 눌러 앉았다. 이후 74년 차지철경호실장이 취
임하면서 경비대대에서 경비단으로, 지휘관 계급도 중령에서 대령으로 조
정됐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한다는 명분으로 30경비단은 보안사
도 간섭하지 못했으며, 경비단장은 대통령 만찬에 유일하게 영관급 장교
로 참석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래서 30경비단장은 진급 출세 코스로
꼽혔다.

중령(67년8월∼69년12월)이 2대 경비단장으로 근무했으며,
국장장관을 지낸 이종구씨(4대) 안기부장을 지낸 씨(7대)와 이현우
씨(8대) 등도 이 자리를 거쳤다.

경비단장 중 75년 김지종중령을 제외하면 전원이 하나회회원들이었
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12.12및 5.18사건과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법정에 서 있는 신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