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앞서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對)정부 질문 직전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국회에 밝힌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전방 부대 순시’ 일정이 잡혔기 때문에 국방부 차관을 대신 내보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 장관의 제안은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한 답변을 회피하겠다는 것이냐”는 야당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 15일 대정부 질문 직전 국회에 불출석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정 장관의 전방 부대 순시 일정이 대정부 질문 시기에 잡혀 있었다”면서 “곧 물러날 장관보다는 향후 현안에 대해서는 차관이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걸로 안다”고 했다.

당시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 최대 쟁점은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으로 예견돼 있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대다수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 장관이 불출석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 장관이 나오지 않으면 대정부 질문 자체를 거부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정 장관의 불출석 타진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정 장관이 대정부 질문에 나오지 않으면 국민적 의구심은 더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야당이 대정부 질문을 ‘보이콧’할 경우 4차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당 측은 “정 장관 측에서 불출석 의사를 타진했지만 나오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은 예정대로 15일 대정부 질문에 나와 야당 질의에 맞서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질의에 답했다. 정치권에선 정 장관이 “'서 일병' 구하기를 내켜 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제 군 복무를 질타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정 장관은 수시로 머뭇거렸다”면서 “군인으로서의 상식이 있었던 정 장관은 추미애 장관처럼 막무가내로 ‘모두 다 거짓말’이라고 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