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재명과 공수처의 조합은 상상 가능한 것 중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뭐하러 한국판 두테르테가 되려고 하는지”라고 16일 비판했다.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조선 DB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마 사회가 감당하기 힘든 결과로 이어질 것. 자기(이 지사) 이미지가 행여 공수처랑 엮이지 않게 조심해야 할 판에”라며 이같이 밝혔다. 공수처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이 지사를 기행(奇行)과 ‘막말’, 권위주의적인 통치로 유명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비교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을 언급하면서 “환영할 일이다. 야당의 무조건적 반대 국면에서 벗어나, 공수처 설치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숙원인 공수처 설치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백 의원은 지난 14일 야당인 국민의힘 몫(2명)의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 선정이 늦어지면 법학계 인사를 추천위원으로 위촉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자 추천 권한에 대한 법 개정에 나선 것이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당연직 3명과 교섭단체인 민주당 추천 2명, 국민의힘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추천위원으로 김종철 연세대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자체가 위헌이라며 후보 추천위원 선임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페이스북

◇"조국·추미애엔 찍소리도 못하는 주제에"… 이재명 비판 나선 진중권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14일에도 이 지사를 향해 “살아있는 권력이 저지르는 부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 한다”며 "실제로는 겁쟁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도 이낙연 대표는 완곡하게나마 한마디 하던데, (이 지사가)정의의 사도처럼 온갖 X폼은 다 잡으면서 그 정도도 못 하나”라고 쏘아붙였다.

이는 이 지사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은행권 채용 비리에 관한 보도와 관련, “'돈도 실력'인 사회는 현재진행형”이라며 “'돈도 실력이야, 니네 부모를 원망해' 지난 2016년 온 국민을 거리로 나오게 한 정유라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지사는 그러나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서는 최근 “대체로 침소봉대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은 비(非)이성의 극치인 마녀사냥에 가깝다”고 옹호했다.

진 전 교수는 “조민의 아빠 찬스와 서 일병의 엄마 찬스에 대해서는 찍소리 못하는 주제에, 아니 슬슬 권력의 눈치나 보며 아예 그 짓을 싸고도는 주제에”라며 “무슨 염치로 정의와 공정과 평등을 떠드냐”고 비판했다. 또 “그때그때 안심하고 때려도 되는 만만한 소수를 골라 공격의 타깃으로 지목한다”며 “분노한 대중과 함께 이미 지탄받는 그 소수에 신나게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퍼부어대는 포퓰리즘 전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