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비상임위원에 여권과 민변, 참여연대 출신 등 친여(親與)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권익위원회가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수행과 아들 서모씨의 군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해 충돌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연합뉴스

2020년 8월 권익위 비상임위원에 임명된 손난주 변호사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8년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성폭력 범죄 신고·상담센터’ 위원으로 위촉됐고, 2019년 7월부터는 경기도에서 고문변호사·인권위원 등의 직책을 맡았다. 손 변호사는 지난해 11월엔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무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추미애 장관의 보좌관 출신인 임혜자 전 청와대 행정관도 권익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도 친문 성향의 여당 의원 출신이다.

권익위에선 위원장과 부위원장(3명), 상임위원(6명)과 비상임위원(8명)이 주요 사안을 논의해 결정을 내린다. 야당은 “권익위가 추 장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단을 내린 데 전 위원장과 손 변호사, 임 위원 등 친여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권익위는 법무부가 사실 관계 요청을 두 차례나 묵살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추 장관 아들 미복귀 사건 수사는 이해 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최근 잇따라 여권에 유리한 해석과 판단을 내리고 있다. 권익위는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카투사 당직병 현모씨에 대해 “(휴가 특혜 의혹은) 284개 공익신고 대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익 신고자가 아니라고 해석했다. 현씨에 대한 신변 보호 조치가 내려질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조국 사태’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 박은정 권익위원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배우자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경우 장관과 배우자 사이에 직무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며 직무 배제와 직무 일시 정지 처분을 거론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야당은 이런 권익위의 태도 변화에 대해 “정권권익위가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정무위원 일동은 15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권익위를 ‘정권의 충견’으로 몰락시킨 전현희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로 요구했다. 전 위원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 제출 요구도 나오고 있다.